『소레나 루밸라: 정서복원소』
그곳은 존재하지 않지만, 언제든 도착할 수 있다면... by 작가 H.na
“그곳은 존재하지 않지만,
언제든 도착할 수 있다면.”
그 말은 오래전,
내가 스스로에게 속삭인 주문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계속해서 쌓여가는 감정들이
어디로도 향하지 못하고
내 안에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몸은 움직였지만,
마음은 자꾸만 늪처럼 내려앉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버거웠고,
별일 아닌 일에도 이유 없이 울컥했다.
설명하려고 하면,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결국,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침묵들이 쌓여
나는 내가 괜찮지 않다는 사실조차
무뎌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저 ‘지나가는 것’이라 믿고 싶던 감정들이
도저히 넘길 수 없는 무게로 다가왔다.
숨을 곳이 필요했다.
그 순간,
나는 그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름도, 주소도, 입장 시간도 없는 장소.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의 공간.
정서복원소.
이곳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고,
어떤 감정이 옳은지도 따지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숨이 쉬어졌다.
향이 번지는 조용한 공간.
낯설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그 안에서
나는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마주했다.
그녀는 이름을 묻기 전에
내 마음부터 알아차린 것처럼 조용히 말했다.
“처음 오셨죠?”
말을 붙였다고는 하기 어려운,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음성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날 꿰뚫으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감싸 안는 듯한 온도를 품고 있었다.
나는 그 침묵이 오히려 따뜻하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녀는 탁자 위로 조용히 무언가를 내밀었다.
한 장의 카드였다.
그 위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기록은 회복의 전조예요.
그 말이 마음속에 오래 맴돌았다.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았고,
눈물은 말없이 흘렀지만
나는 그 문장을 붙잡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렇게 나의 감정 회복 여정은,
말보다 먼저 마음이 움직이며
조용히 시작되었다.
이곳은 감정이 말을 고르기 전,
몸이 먼저 도착해도 괜찮은 곳.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회복은 이미 시작된 장소.
소레나 루밸라.
당신의 감정을 환기시킬,
감정 마법이 지금부터 작동합니다.
NOTE by H.na
시작은 언제나 흐릿합니다.
하지만 흐릿하다고 해서, 없는 것 아니니까..
당신이 감정을 붙잡는 그 순간,
회복은 이미 시작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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