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너라서특별한거니까
어린이집을 관두기로 결정했다.
한달반이 되었는데 헤어질때 뿐 아니라 원에서도 울었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이모님이 데리러 가시는 순간에도 훌쩍이고 있는 날이 많았다. 6주 내내 콧물과 기침이 났고, 최근 일주일 동안은 악몽을 꾸는지 자주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깼다. 적응을 하는 과정이겠지 싶다가도 속상했다.
처음에 보냈을 때는 쉽게 생각했다. 원래 가을에 보낼 생각이었지만 이왕 된거 한번 보내보고 가기 싫어하면 안 보내지 뭐, 라고 쉽게 생각했다. 근데 막상 보내보니 마음이 그렇지가 않았다. 다른 애들은 다 적응을 잘 하는데 왜 못하나 속상하고, 사화성이 떨어지는건가 걱정되고, 첫 사회생활에 실패 하는 건가 우울했다.
어느새 사회의 기준에 윤우를 평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사회성이 좋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신을 당한 느낌도 들었다. 말도 제대로 못 알아 듣는 아이가 원망스러워지기도 하고, 적응을 시키고 싶은 괜한 오기도 생겼다.
엄마한테 속상하다며 하소연과 걱정을 늘어놓았다. 다른 애들은 다 잘하는데 윤우만 적응을 못하는 것 같다, 나중에도 이렇게 사회성이 없는 아이로 크면 어쩌냐, 강제로라도 받아들이게 해야하는거 아니냐. 엄마는 콧방귀를 뀌시며 너는 5살때까지 할머니랑 트로트 부르면서 동네에서만 놀았는데도 사회성 멀쩡한 애로 컸다며 괜한 고집 피지 말고 윤우가 어떤지 살펴 보라고 하셨다.
니가 원하는대로, 주변에서 말하는대로 윤우를 평가하지 말고 윤우한테 집중하라고.
언제나 정답만 말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처음에는 분명 윤우를 위한 결정이었는데, 어느새 내 자존심을 걸고 있었다. 윤우의 적응이 나의 엄마로서의 자질에 대한 평가라고, 윤우의 미래에 대한 성적표라고 괜한 걱정을 만들어 하고 있는 꼴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윤우도 나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심을 한 그날 어린이집을 그만 다녀야 할 것 같다고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다. 윤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니 내가 더 행복해졌다. 윤우는 아직 어린이집이 재미가 없고, 한명의 양육자에게 관심을 받으며 노는 것이 더 좋은 아이라는 지극히 ‘도치맘’스러운 결론을 내리고 나니 기분이 더 홀가분했다. 고심 끝에 어린이집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지만,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접을 줄도 바꿀 줄도 아는 유연함. 윤우가 성인이 될때까지 부모로써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2019년 4월 19일 - 윤우 17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