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광주비엔날레
5월 7일 현재 서귀포 중문에는 빗방울이 토닥토닥 내린다.
며칠간 내린 장대비와 바람이 비로소 어제 햇빛과 파란 하늘이 보이며 끝이 난 줄 알았지만 밤사이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이윽고 다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아침이 오니 바람은 비교적 잠잠해졌지만, 하늘에서 비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매일 비슷한 시간에 중문 스타벅스 DT 2층에 자리 잡은 후작업을 한다. 넓고 사람도 중문관광단지 내 스타벅스처럼 많지 않기에 작업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또한, 여긴 전면 통창으로 되어있기에 뷰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특히 이렇게 비바람이 거칠지 않고 적당히 내리는 날, 하얀 눈송이가 날리는 날의 풍경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없는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핑계 삼아 날씨도 이렇고 해서 커피 한잔하고 바깥 풍경 구경하러 나왔다. 그렇게 오늘 바깥 풍경은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적당히 어두운 느낌에 창에 부딪혀 부서지는 빗방울...
갑자기 오랜만에 아무것도 없이 쉬는 날이 오니깐 뭘 해야 할지 몰라 글을 쓰기로 했다.
그렇게 글이 이어진다.
시작의 작품의 관람을 마치고 안내원의 안내를 받아 2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장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그 중간의 거리에도 작품은 이어진다. 전시장은 공간 하나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층별로 이어지는 계단마다 콘셉트에 맞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치하고 분위기를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을 텐데 각각의 주제를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았다. 서로 동떨어진 한 공간과 공간을 편안하게 이어주기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작품들이 대신하고 있다.
'일직선상의 순서대로 놓인 인생이 아닌, 내 주변에 항상 일정한 거리에서 나를 빛나게 해주는 공간'
사실 설명을 봐도 조금은 어려운 내용인지 머릿속에 콕박히지 않고 붕붕 뜬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럴 때는 주제 설명도 좋지만 직접 전시된 작품 등을 보면서 이 공간이 무엇을 말하는지 직접 체험하는 게 백번 나을 것 같기에 발을 전시장으로 빠르게 옮겼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익숙하지만 어색한 느낌이었다. 작품들의 배치, 크기,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시장의 조도는 낮았고 각 작품이 보일 정도의 빛만 보였다. 아마 은은한 광륜의 주제를 이렇게 공간적 느낌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했다.
필요한 공간에 필요한 양의 빛만큼 은은하게 빛나고 있어, 작품을 감상하기에 무리 없었고 되레 조금 더 집중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공간의 많은 작가의 작품이 칸막이와 공간 등으로 구분되어 있기에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관람하면 크게 무리 없이 작가의 작품설명과 함께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각 작품의 주제 및 캡션들을 설명한 판이 종이상자를 사용할 때 쓰는 용지로 되어있었다. 매년 이렇게 하는지 아니면 이번에만 이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나름 신선했었다.
작품들은 민주, 평화, 평등을 내용으로 우리나라와 각기 다른 나라들에 있었던 팬데믹, 경제문제, 전쟁 등을 서로 연결하며 이어진다. 어쩌면 각 나라는 독립적인 개체로 되어있지만,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과 문제들은 절대 동떨어지지 않은 하나의 연결점으로 연결되었다는 듯이 작품들은 서로 향해 공감하고 이해하고 느끼게 해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점에서 생각하기보다는 다각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와 공감은 누구나 알지만 그걸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어쩌면 나조차도 내가 아닌 일에 대해 무감각한 순간들이 점차 늘어나는 걸 느낄 때가 많기에….
작품들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하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미지만 배열하고 그 이미지를 보고 각자가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다. 작품의 의도와 설명은 분명히 있지만, 그건 일차적인 거고 그 시작과 내용을 이해한 후 이차적인 감정과 생각은 개인의 몫이 아닐까 해서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의 바깥 풍경을 보면서 전시가 끝난 후 사진으로 작품을 다시 보고 있자니 그날의 봤던 감정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건 매일 매일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감정의 움직임이 나를 흔들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자기만의 관점으로 전시를 이해하고 각자가 느꼈던 감정이 거기에 동화되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 등이 전시에 다른 매력이 아닐까 한다. 같이 가는 전시도 좋지만, 꼭 한번은 혼자서 좋아하는 작가 또는 전시장에 가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전시를 찾아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올해부터는 기회가 되면 가는 것이 아닌, 나에게 반강제성을 주어서라도 다녀보려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도 되는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나와 글을 쓰는 오후에 이렇게 생각했다.
이번에 은은한 광륜과 조상의목소리를 같이 쓸줄 알았는데 사진이 많아서 그런지 내용이 많아 보이네요. 그래서 다음에 이어서 진해할게요. 한번에 너무 많은 사진을 보면 각 주제별로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름 조절하면서 올리겠습니다. 뭔가 좋은 전시를 조금 씩 천천히 볼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
좋은 전시 소개한다는 명분으로 자주 글을 올릴 수 있어 나름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시작전에 개인의 생각과 내용도 섞어서 쓸 수 있는 점이 나름 좋은 것도 같고요. 그럼 다음 이야기로 찾아 뵐게요!
( 매 회차 글마다 반복해서 들어갈 예정입니다. )
이번 14회 광주비엔날레에는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비엔날레전시장뿐 아니라 주변 박물관, 미술관 등 다양한 곳과 함께 연계해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찾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곳에 바로 신청할 수 있는 링크도 첨부하게 되었다.
( * 단체 참여도 가능합니다! )
14GB 배움과 체험(Learn & Experience)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체험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즐거운 전시관람 경험을 제공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교육적이고 창조적인 영감을 주는 프로그램, 가족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창작워크숍을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고자 합니다.
이렇게까지 강조하나 싶을 정도 강조했네요!! 이번에 제가 디자인작업을 한 체험워크북을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어린이(초등학생), 청소년(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시를 그저 먼 발치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워크북과 함께 각 작품을 감상하고 경험하면서 작품들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더 와닿을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입니다.!
워크북을 아기자기한 동화 느낌의 일러스트책자로 제작하여 소장용으로도 좋고, 작품별로 함께 사용할 부록과 스티커 굿즈 등 혜택 등이 있습니다.!!
그렇게 지금 초반인데도 참여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요!! 그러니, 주저 말고 빠르게 신청하고 참여하시는 분들이 승자입니다!!
• GB예술탐험대
- 일시: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10:00(어린이_초등학생) / 14:00(청소년_중학생)
- 장소: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 및 전시관 일대
- 참여대상: 어린이_초등학생, 청소년_중학생(매회 15~20명 내외)
- 주요활동: 전시관람 및 체험활동(어린이/청소년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석한 결과물 제작: 전시캡션 다시쓰기/ 작은전시 기획하기)
• 손이 움직이는 시간
- 일시: 전시기간 중 매주 일요일 10:00(어린이_초등학생) / 14:00(청소년_중학생)
- 장소: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 및 전시관 일대
- 참여대상: 어린이, 청소년(매회 15~20명 내외)
- 주요활동: 전시관람 및 체험활동(목판화찍기/직조공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