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장 자연스럽게 제주에서

제주_에서_기록 .2

by 혜윰

태생이 시골 출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복잡한 도시보다는 새소리, 바람결, 숲속의 고요,

넓게 펼쳐진 바다를 곁에 두고 있는게 나에겐 잘 맞는다.




각자에게 잘 맞는 환경이 있다.

나는 제주도 온도와 습도 그리고 환경에 잘 맞는다.


조그만 카메라가 생긴 이후로 제주도를 다시 바라보고 있다. 5년 동안 못 보았던 돌고래를 보게 되었고, 숲속의 새들과 제주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접하는 횟수가 늘었다.


아마 지난 시간은 몸은 제주에서 생활했지만, 그저 살아갈 뿐 주변을 보는 방법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날씨를 관찰하고, 자연을 느끼고 사부작사부작 돌아다니며 기록하는 제주의 삶이 또 하나의 내 활력소가 되었다.





남방큰돌고래,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는데 여간 보기 쉽지 않다.

잠깐 여행으로 와서 돌고래를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건 제주도에 살고 있어도 자주 만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돌고래 투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느끼는 벅찬 감동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여느 날과 같이 카메라를 곁에 두고 운전하고 있었다.

서쪽을 이동할 때는 해안도로를 주로 이용하는데 혹시나 돌고래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다.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뷰 포인트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차를 세우고 바다에 눈을 돌렸다.

그 순간 사람들의 함성이 들렸다. 두 마리의 돌고래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잠깐 보였기에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본 게 어딘가라는 마음을 간직하고 차를 옮겼다.

그렇게 십 분 남짓 달리는 중에 멀리서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많은 수의 돌고래가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나는 좀 더 가까이서 기록하려 울퉁불퉁한 해안을 빠르게 뜀걸음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생전 다시 볼 수 있을까? 할 정도의 많은 돌고래 무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_R004271.jpg
_R004278_1.jpg
_R004279.jpg




개인적으로 바다보다는 숲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도 바닷가보다는 중산간에 살고 싶었다.

5년동안 바닷물에 들어간 기억이 거의 없다. 아예 없는 것 같다. 발만 담근적은 한두번있는 것 같은데 바닷속에서 물놀이를 한 기억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바다보다 숲이 더 좋다는 생각이 변하고 있다. 답답할때에는 바다를 보면서 걷으면 머릿속에 꽉채운 생각들을 정리 할 수 있어서 좋고, 좀 마음이 복잡할때에는 곶자왈을 찾아 걷는다. 사람 한명 없는 곶자왈에서는 바람과 새 그리고 나무잎들이 부딪힘 소리가 한대섞여 조화롭게 울려퍼진다.

그렇게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지내면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은 진정된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이 나에게는 너무나 큰 보약으로 다가온다.




제주에는 고라니가 없다. 우리나라 흔이 볼 수 있는 고라니는 제주도에는 닿지 못했다. 대신 제주도에는 노루가 많다. 오름이나 주변 밭, 곶자왈 등에서 가끔 만날 수 있다.

엄청 예민한 친구들이기에 먼발치에서 있어도 그 기척을 느끼고 감지한다.


용눈이오름을 내려오고 조금더 돌아볼 요량으로 조금만 오솔길을 따라 차를 이동했을때였다.

그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노루가 서로를 보고 당황한듯 그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는데

동글동글 귀여운 사슴눈과 마주칠때면 나도 모르게 동작을 멈춘다. 마치 서로 얼음 땡을 하는 것 같다.


그렇게 길지 않는 시간 우린 서로를 응시했다. 이으고 내가 차량을 이동하자 어느 순간 눈앞에서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날은 우연히도 노루를 많이 만났다. 그동안 같은 길으르 따라 다녔을때에는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같은 3번이나 노루를 마주쳤다.


예전 남아프리카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보았던 야생의 동물들과는 또다른 신비함이다.

자연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동물들을 마주칠때에는 무엇간 선물을 받은 느낌이난다.


_R004945.jpg
_R004946.jpg
_R004985.jpg
_R004988.jpg
_R004993.jpg
_R004996.jpg
_R005101.jpg





_R004999.jpg
_R005003_1.jpg




차분하게 제주도를 읽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한 페이지씩 채울 때마다다 그간 지나쳐버렸던 모습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여행한다. 각자의여행 방식으로로 제주도를 느끼고 돌아간다.


하루정도 자연 속에 파묻혀서 보내도 좋을 것 같은 제주도다 비 오면 비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그 모습 자체의 느끼다 보면끼다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렇게 한해 한해를 채워 하나의 책으로 엮어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들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