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 #바버 #이발소 #습관
혜윰은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건강한 생각을 [인터뷰]에 담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을 넘어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Editor : Moon Year : 2022
남성의 멋과 취향을 만들어 가는 시작점엔 바버샵이라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한 시간 동안 오직 한 명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이발사! 바버 김다혜 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바버라는 단어가 생소한분들도 계실 텐데 간단하게 이발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많은 분들이 제 직업을 들으면 미용과 이용 그리고 바버의 차이를 궁금해하세요. 엄밀히 말하면 미용사와 이용사가 되기 위한 국가 자격증은 각각 달라요. 이용사 자격증이 있을 때 이발소, 바버샵에서 일할 수 있는데 큰 틀은 칼 면도를 할 수 있느냐의 차이예요.
의미적으로 같은 장소이지만 이발소와 바버샵을 다르게 인지하는 이유는 영국에서 들어온 바버샵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와 스타일 때문일 거예요.
이발소(바버샵)는 남자 머리만을 다루는 곳은 아니에요.
가끔 저희 샵에도 여성분들이 오시는데 보통 생각하는 남자분들 머리만큼 짧게 유지하는 분들이 많아요.
성별 차이보다는 어떤 커트 스타일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럼에도 남성 고객이 많은 이유는 면도 서비스까지 가능한 장소가 바로 이발소(바버샵) 이기 때문이에요.
바버샵은 보편적으로 짧게 자르는 스타일이 많다 보니 손님들의 재 방문 주기가 빠른 편이에요. 빠르면 10일, 일반적으로 3~4주 간격으로 관리를 받으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골이 늘 수밖에 없어요.
한 시간 동안 오직 한 명의 고객에게 집중하면서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한 분 한 분의 취향을 함께 찾아가는 일이 바로 바버가 하는 일이에요. 사람들의 취향을 만들어 가는 일은 정말 즐겁고 사명감까지 생기는 것 같아요.
바버뿐 아니라 모든 기술직이 그러하듯 원하면 평생 직업으로 삼아도 될 만큼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 분야를 오래 하기 위해선 자신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일이어야 해요. 그리고 일을 정말 사랑해야 해요.
서서 하는 일 이기도 하고, 바쁜 날엔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는 날이 많아요.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을 만큼 힘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바버라는 직업을 정말 사랑해요.
바버는 타인의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일이지만, 그전에 자기 자신을 정말 잘 알아야 하는 직업이에요. 자신이 원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알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말 있잖아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트렌드에 대해 많은 걸 봐야 고객들이 원하는 스타일도 빠르게 캐치할 수 있고,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하고 잘 설명해 줄 수 있어요. 그래서 바버는 다방면에 시야가 넓고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전 꿈과 직업은 별개라고 생각해요.
중간에 일을 잠시 쉰 적이 있어요. 번아웃보다는 일을 너무 사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바버로의 김다혜와 그냥 김다혜가 잘 분리되지 않더라고요. 쉬면서 꿈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바버는 내가 사랑하는 직업이고, 꿈이라는 건 궁극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정의 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저의 꿈은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가 미처 생각 못하는 부분까지 생각이 닿고, 그러한 부분을 논리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꿈에 가까워질수록 분명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어요.
제 계획 수첩에는 일의 결과를 기대하며 기록해둔 글들이 과거부터 꾸준히 기록되어 있어요. 이것만 보면 저는 무척이나 계획적인 사람 같은데 요즘 유행하는 MBTI 기준으로 저는 J와 P가 공존하는 사람이에요. 계획적인 사람들은 어떤 일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갈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잖아요.
저는 계획에 난관이 생겼을 때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빠르게 찾고 수정하는 편이에요.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잖아요.
상황에 맞게 수정된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 가면서 점점 발전해 가는 나를 발견할 때 스스로 장하다 느끼고 뿌듯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늘 유쾌하고 유연한 사람이고 싶어요.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함에 있어 유쾌함과 유연한 사고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믿거든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며 저의 유연함이 때때로 합리화라는 모습으로 둔갑해 있진 않았나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어요. 계획을 세우고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포기를 합리화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정말 필요한 건 '유연한 사고'라는 방패막에 가려진 자기변명이 아니라 계획이 틀어진 상황에 맞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즉시 행동해 가는 거란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