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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루습 Aug 12. 2022

건강식품 브랜드가 굿즈를 만드는 이유

팔수록 마이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굿즈를 만든다!


 요즘 잡음이 많긴 하지만 스타벅스 굿즈는 출시 때마다 리셀러들이 모일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굿즈 제작자로서 이런 이슈를 기대하지만 냉정하게 작은 브랜드가 굿즈로 수익을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전문 분야가 아닌 카테고리의 상품을 기획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고, 무엇보다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절감해야 하는데 이 부분부터 몹시 취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굿즈를 만드는 걸까?


 우리는 한방 재료를 사용하는 건강식품 주제에 겁도 없이 2030 젊은 세대가 선택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었다. 젊은 세대에게 건강식품을 어필하고 싶은 이유는 분명했다. 아이크림(Eye Cream)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스무 살 때부터 발라줘야 하듯 건강을 위한 식품도 젊을 때부터 습관처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욕 생기게 만드는 스타벅스 굿즈

  


 본질인 원재료와 제조방법에 있어선 정통의 방식을 고집하되 홍삼이 가지고 있는 올드(old)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우리는 패키지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브랜드가 론칭한 2018년 당시만 해도(코로나 팬더믹 이전) 홍삼은 부모님 명절 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더군다나 홍삼 제품은 대부분 광택이 나는 적색 종이에 금색 한자가 크게 적혀있는 패키지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젊은 옷으로 단장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내용물엔 진심을 담았고, 영(young)한 옷까지 입었으니 이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타깃에게 어필하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그 방법으로 콘텐츠와 굿즈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그런 의미에서 굿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타깃에게 브랜드를 도달시키기 위한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말이다.


일상의 감각적인 무드를 해치지 않는 혜윰 패키지 


 우리의 첫 번째 굿즈는 달력이었다. '건강을 위한 올바른 습관'을 지향하는 브랜드 슬로건과 달력만큼 맞아떨어지는 아이템 또 있을까? 2022년도까지 벌써 세 개의 습관 캘린더가 출시됐으며, 이제 연말이면 캘린더를 만드는 일이 브랜드의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처음 굿즈를 만들었을 때 의욕만 앞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벽걸이 일력은 레트로 한 감성이 중요한데 달력의 용지가 반짝이는 코팅지로 출력된 것이다. 물론 의도된 결과물이라면 문제 될 건 없었지만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감성은 잃었지만 방수 기능이 더해진 거라고 정신승리로 마무리 지었지만, 돌이켜보면 초보 상품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디테일한 합을 맞추기 위해 일어난 해프닝(?)이 아녔을까 싶다.



광(光)이 났던 혜윰의 첫 번째 굿즈

 

브랜드 혜윰의 '생루습' 굿즈 시리즈



 얼마 전 우린 여덟 번째 굿즈인 생루습 손수건을 출시했다. 

I’m so busy trying to find my self 누군가가 정의하는 좋은 습관이 아닌 나다운 습관을 만들어 가자는 의미의 메시지를 담았으며, 손수건 한쪽 모퉁이엔 바쁘게 날갯짓하는 꿀벌 한 마리의 디테일이 숨어있다.


 누군가는 굿즈를 예쁜 쓰레기라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이상 굿즈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혜윰 역시 눈앞에 보이는 숫자에 초점을 맞춘다면 굿즈 제작을 중단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 굿즈를 만드는 이유는 더 많은 이들에게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확산하기 위해서 이다. 그냥 건강식품 브랜드 말고 '나다운 건강함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 하면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어서다.



모를일이다. 언젠가 우리의 굿즈가 당근마켓에서 리세일(resale) 되는 날이 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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