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에집중하라] in 바다
photo by cho mijin
by 한봉규 PHILIP Apr 14. 2020
조미진 작가. 20200405. facebook.com/mijin1203.
바다 앞에 산초는 섰다. 이건 수프가 아니었다. 바다는 탁 트였고 끝도 없이 열린 곳이었다. 기사 돈키호테는 어느새 수평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산초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이다음 무엇을 해야는 지 산초는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돈키호테를 보고 떠 오른 것이 있었다.
더 강해져야겠다. 기록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유능해져야 겠다. 이 두 가지를 바다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 같았다. 산초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마!'라고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이 모습 그대로 바다를 향해 달리면 기사 돈키호테와 흡사했다.
첫 발은 어색했고, 두 번째 발걸음은 무거웠다. 하지만 세 번째부터는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나머지 왼손도 하늘로 치켜세우니 날개가 생긴 것 같았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자유감과 해방감이 산초 몸을 점점 더 띄웠다.
끝없이 열린 저 공간에 닿으면 그곳이 내 것이 될 것 같은 기분. 산초는 소리를 질렀다. 돈키호테가 뒤돌아 볼 정도로 큰 소리였다. 산초가 자신에게로 달려오자 돈키호테는 그렇지 이제 안 게로구나 하며 산초 눈을 쏘아보고 망설임 없이 산초에게로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