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으로 살기로 한 산초, 하지만 그 삶이 어떤 것인지 산초는 잘 몰랐다. 그래서 두려웠다.
산초로 사는 것은 배 고픈 일 빼곤 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백년’ 삶은 지금 막 시작했고, 누구에게 물어본 들 말해주는 이도 없었다. 심지어 기사 돈키호테조차 숫자 빼곤 다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백년으로 사는 일이 더 답답한 것은 바로 그 숫자 탓도 있다.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지, 있다면 그것은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510이라는 숫자는 백년 자신이 존경하는 한 분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날과 같아 혹시 그 날을 기록하라는 말인가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만약 그 날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그 날은 반드시 기록할 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산초는 가슴이 뜨거웠다.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느낌 그 날 그 느낌을 생생하게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날 눈물을 흘린 일도 떠 올랐다.
백년은 이렇게 숫자를 자신이 경험한 사건과 지으면 되는걸까 싶었다. 아니 왠지 그래야할 것만 같았다. 돈키호테가 그러지 않았는가 내가 보고 들은 얘기를 기록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백년은 그제서야 산초로 살았으면 몰랐을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기사 돈키호테가 내 이름을 ‘백년’이라 짓고, 내가 기록하는 모든 일을 ‘백년 기록’이라고 말한 의미도 알았다.
마음이 두근두근 뛰었다. 새 신랑이 된 것 같았다. 한 발 내 디딜때마다 위풍당당함을 스스로 느꼈다. 백년으로 사는 삶은 바로 이 느낌이로구나. 자신감이 가득 충전된 기분. 백년 기록 출발이 좋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럴때 쓸려고 아껴둔 말이 있었다.
아~ 기분 좋다. 아~ 기분 정말 좋다. 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