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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Dec 15. 2020

[H갤러리] 김가빈 작가

December · 15일 · STORY

김가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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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컬렉션, STORY



연일 춥다. 잠깐 동안 창을 열면 동장군이 으기양냥하게 쳐들어 온다. 막는 것이 불가능해 그냥 들어앉으라 했다. 한 해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물었더니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닌 얘기 삼매 중이다. 그 얘긴 나도 안다고 하면 시큰둥하니 입 바람을 내뿜는데 손이 꽁꽁 얼 것 같다. 해서 끄덕끄덕 다음에는 맞장구를 쳤고, 가끔은 안타까운 표정을 짓자 뭣이 그리 신이 났는지 코 골다 쫓겨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거침없다. 하품을 하고 싶은데 어찌나 해맑은지 입안에서 오물오물 씹어 삼켰다. 이제 좀 갔으면 싶은데 말도 못 꺼내는 내 처지가 한심하다 여기던 차 벌떡 일어선다. 못내 아쉬운 척 왜 벌써 갈려고 하느냐 했더니만 내가 언제 간다 했냐고 되레 서운하단 투다. 카페라테 마시며 지금쯤 산타클로스 영감께서는 신이 나 있겠네 하며 전화를 한다. 나 여기 한국인데요~ 날씨가 제법 알맞게 추우니 지난해처럼 순록 발바닥 상처 나는 일 없을 것 같아요 한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뭐 그런 게 있어라며 말 자르고는 산타 양말 잘 걸어 두라는 것이다. 이번 해 한국에는 착한 사람이 많아서 산타 헌장에는 없지만 특별법을 제정해서 어른에게도 선물을 준다는 소식을 내게 귀띔했다. 신발을 차려 신고 나가려고 하자 동장군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양말 사러 갔다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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