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을 찾고자 한 것이 시작이다. 뮤랄과 미로 두 온라인 화이트보드 블로그를 탐색했고 그중 MIROVERSE(워크플로를 공유하는 미로 플랫폼)에서 'Emily in Paris Icebreaker'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이 프로그램 콘셉트는 단순하다. 리모트 워크 시작 전 온라인에 모인 워크 팀 원 서로를 알고 이해하자는 취지다. 그 방법 또한 간단하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5가지를 '단어' '이미지' '드로잉' '이모지' '한 문장'으로 드러낸 후 팀 원 공통점을 찾고 그 공통점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을 낸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명 한 명은 모두 외계어를 쓰고 있다며 시작한다는 점이다.
MIROVERSE에 올라온 여러 워크플로는 동일한 방법론이라고 해도 퍼실리테이션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이 다양성을 꿰뚫는 중심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화 · Dialogue'이다. 앞서 언급한 에밀리 프로그램 구성은 밝힌 바 처럼 단조롭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받은 영감은 대화를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환기하고 있다. 요컨대 대면 퍼실리테이션이 워크 프로세스를 중시한 면이 있었다면, 리모트 퍼실리테이션은 우선 대화의 양을 중시한 듯 보였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리모트 워크 환경을 떠 올렸을 때 줌 온라인에 여럿이 모인 화면이 보일 것이다. 이 물리적 환경을 시작점 삼으면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것이 맞고, 개선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면 리모트 워크를 대하는 태도는 소극적이 된다. 곧 대면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리모트 워크로 몰입할 기회를 간섭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간섭이 계속 이어지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걸맞은 변화는 정체를 맞고 급기야 마지못해 쫓아가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래서는 성장은 고사하고 퇴보하고 만다.
리모트 워크 시작 전 상황부터 시작해야 한다. 집 안 거실 또는 서재에서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고 대응하고 있는 한 개인이 보인다. 눈을 감고 그를 따라가면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이다. 보는 나는 이렇게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일하는 개인은 몰입감과 고립감 사이 균형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실제 리모트 워크 환경이 지속할수록 소속감은 옅어지고 자기 정체성이 모호해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글로벌 E 기업 박 OO 매니저는 말한 바 있다.
이 인터뷰 결과가 어디 국내에만 해당할까 싶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고 리모트 워크 환경을 따라야 하는 모든 이가 느끼는 공통점일 것이다. 이를 알고 대처하는 방법으로 꼽는 것이 바로 대화였다. 특히 소속감을 끌어올리고 자기 정체성은 리모트 워크 시작과 함께 빠르게 회복해야 할 과제이다. 이 과제 해결 방식이 이른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익히 알고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다. 이는 리모트 워크 퍼실리테이터에 따라 '쇄빙선 출동'이라는 말로도 쓴다. 나는 '온보딩 · Onboarding'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고립무원에서 탈출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이름과 나이 · 고향 등을 묻는다. 의식을 확인하는 절차이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리모트 워크 환경에 적용한 것은 새롭고 신선한 자극이었다. 워크플로 간 구성은 논리일지라도 이동은 대화여야 한다는 말도 어떤 뜻인지 알았다. 또한 온라인 협업 실패 요인으로 대화 부족을 꼽는 까닭도 알았다. 흥미롭고 탐험 가치가 있는 신세계가 분명하다.
'Emily in Paris Icebreaker' 프로그램에서 얻은 이 인사이트를 응용한 쇄빙선 한 척을 만들어야겠다. 이 배 이름도 짓고 진수식도 해 볼 참이다.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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