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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한엄마 Feb 08. 2016

눈 뜨고 현실 보기

거꾸로 읽는 세계사-유시민

휘경 어린이 도서관 개나리 문학당 역사서 읽기가 끝났다. 역사서 중 가장 어려웠던 책 두 권 '역사란 무엇인가'와 이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무사히 마쳐서 뿌듯하다. 특히 이 책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인생에 있어 좌표로 삼았다는 저자 유시민 작가님 시선이 돋보였다.
 유시민 작가님은 이 책을 '일생일대 실수' 라고 지칭한다. 이 책은 젊은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쓴 책이다. 지금은 환경도 나아지고 분명 글 쓰는 실력도 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이 책 인기를 뛰어넘는 책을 아직도 못 지었다고 한다. 이 책에 열등감이 있다니 이 얼마나 얄미운 발언인지.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책이 만들어진 지 무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가 생각한 방향과 문체는 요즘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각 굵직한 세계사에 관련된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뒤이어 나오는 저자가 쓴 개인적 견해가 세련되고 날카롭다. 역시 에드워드 카가 쓴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하는 '미래를 바라보며 과거를 바라보는' 역사가로서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 바로 이 '거꾸로 읽는 세계사'이다.
 왜 이 책은 '거꾸로' 쓴 것인가? 일단 이 책은 승자가 주인공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오히려 실패하고 무시당하는 약한 편 입장에서 보고 판단한다. 그럼으로 보편적인 역사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른바 '좌파'색이 진한 러시아 혁명이나 중국 공산당 이야기가 아주 세밀하고 자세하게 적혀있다. 그것도 아주 호의적 어조로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러시아 혁명을 구체적으로 이해해서 오히려 다시 읽은 '역사란 무엇인가'를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에드워드 카의 전공분야가 러시아 혁명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역사서 한 권이 생각났다.

곰브리치와 유시민 작가는 참 많이 닮았다. 곰브리치 또한 젊을 때 이 책을 단순한 용돈벌이를 위해 썼단다. 이 책은 현재 곰브리치가 이후에 지은 '서양미술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른바 '세계사 울렁증'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었다.


드레퓌스사건-진실의 승리와 더불어 영원한 이름

에밀 졸라는 무고했던 드레퓌스를 위해 자신이 가잔 모든 명성을 걸고 그를 변호한다.


난 아직도 세계사 교과서에 나왔던 '드레퓌스 사건'을 똑똑히 기억한다. 왜냐고? 시험에서 틀렸기 때문이다. '드레피스 사건'이라고 써서. 그때 나 지금이나 난독증이 있던 건지 이건 외국어니까 맞게 해주어야 한다며 교과서를 들고 항의했던 그 시절이 아직도 기억난다.(벌써 20년 전 일이다.) 그 당시 교과서에 단 한 줄과 흑백사진 한 장으로 끝났던 이 사건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됐다.
  프랑스 고위 공무원이 자신이 가진 과오를 숨기려다 결국 유태인이기에 빽도 없고 인기도 없는 드레퓌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중형에 처한다. 이 배후를 알게 된 지식인 에밀 졸라는 드레퓌스를 옹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시민들을 이를 알게 되어 분노하게 된다. 정작 드레퓌스는 자신의 무고가 얼마나 큰 가치인지 모르고 편안함을 위해 죄를 인정하고 감옥에서 탈출한다.


피의 일요일-혁명과 전쟁의 시대가 열리다

배고픔에 지친 농민들은 결국 왕권 제도를 붕괴한다.


가퐁 신부는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사실을 알리고자 왕궁 앞에 농민을 데리고 나온다. 수많은 군중을 본 왕은 두려움에 군인들에게 총을 발사하게 한다. 그렇게 왕은 자신의 명을 단축시킨다. 결국 이 난세에 레닌이란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마르크스주의를 믿고 행동하려는 이상주의자다.

경험은 바보에게도 가장 좋은 학교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경험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다.(56)


사라예보 사건-총알 하나가 세계를 불사르다


예견된 일이었다. 다만 불씨가 없었을 뿐이다. 이미 유럽은 발전하기에 포화상태였다. 그래서 그들은 땅따먹기를 한다. 열등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다른 대륙 국가들을 식민지로 만든다. 그렇게 다른 국가를 이용해 배를 불리는 것도 잠시. 결국 이런 기형적 사회는 폭력을 부른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 살해 사건은 결국 온 세계가 전쟁을 하는 세계 1차 대전 시발점이 됐다.

결국 국가 이익을 위해 전쟁에 발을 들여놓는 미국
자본주의 강대국들이 식민지를 넓히는 데 혈안이 되어, 남의 것을 빼앗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에 전쟁은 피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79)

러시아 10월 혁명-세계를 뒤흔든 붉은 깃발


레닌에서 스탈린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의 일대기에 대해 서술했다. 민주적 방식으로 타인을 설득하며 일을 진행한 레닌. 그리고 그와 독립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지만 가장 필요할 때 조력했던 트로츠키. 이 둘 콤비 활약이 재밌게 설명한다.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 트로츠키

대공황-보이지 않는 손의 파산


항상 우린 자본주의가 이기고 공산주의는 졌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자본주의도 실패했지만 공산주의 이론을 접목해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는 말이 맞다. 이 대공황 부분을 보면 이기적 개인이 모여 처참하게 망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서로 최선이라고 생각한 선택을 하지만 모두 망해가고 있다.
대공황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이상한 사건이다. 시민들은 나름대로 재산을 늘릴 수 있을까를 따져 본 끝에 주식값이 오를 때 샀고 내릴 때는 팔았다. 자본가들은 경기가 좋으면 투자를 늘렸고 물건이 안 팔리면 생산을 줄였다. 소비자들은 소득이 줄고 일자리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씀씀이를 줄였을 뿐이다. 모두가 현명한 행동을 했는데 사회 전체가 불행해졌으니 서로 원망할 수도 없었다.(128)


대장정-중화인민공화국을 낳은 현대의 신화


중국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어려운 민초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예의를 지켰다. 이로 인해 인민들은 결국 공산주의자들을 아군으로 받아들였다. 이게 핵심인듯한데 이 부분은 너무 길다.

홍군(공산주의자)은 도망자 신세에서 대륙의 주인으로 등극한다.
중국공산당은 장기 항전을 통해 민족 해방, 민주주의, 사회주의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이루려고 하였다.(196-197)

아돌프 히틀러-벌거벗은 현대 자본주의의 얼굴 


독일 사람들이 단체로 미쳤던(그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해석할 수 없는) 사건이다. 뒤이어 나오지만 일본 또한 제국주의 후에 독일과 같은 집단 광기를 보인다.

히틀러는 자기 말마따나 "거짓말을 하는 김에 엄청난 거짓말을 한" 것이다.

거부하는 팔레스타인-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 


히틀러는 유태인들을 박해했다. 이를 계기로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살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우친다. 성경을 근거로 이스라엘에 간 유대인들. 이들의 선민의식으로 원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날벼락을 맞는다. 전지적 팔레스타인 시점인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이들이 자살 테러를 감행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잘 살고 있던 땅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는 유태인들.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화한다.

미완의 혁명 4.19-자유의 비결은 용기일 뿐이다


부당함에 항거할 수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랑스러웠던 부분이다.
이 학생들 어딨니? 어디 갔니? 토익 보러 갔니?
창피하지만 사실 부모로서 내 딸이 국가에 항거한다고 하면 맨발로 뛰어가서 말리고 싶다.
그냥 토익학원 가렴.

정의가 살아있던 그때. 계엄사령관이 시민 편으로 돌아섰다.

베트남 전쟁-골리앗을 구원한 현대의 다윗 


베트남은 미국 야욕 때문에 전쟁을 치른다. 이들은 결국 승리한다. 그러나 그 승리는 현재 상처뿐인 영광이다.

베트남에 미국과 우리나라는 많은 죄를 지었다. 왜 사과를 안 하니?
아시아를 침략하면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감추려고 역사 교과서까지 왜곡하는 일본 정부를 욕할 자격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304)


일본의 역사왜곡-일본제국주의 부활 행진곡 


한국전쟁을 지렛대 삼아 경제 재건에 성공한 일본, 그러면서 광기도 시작된다.

신경숙은 저 사람 책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 창피하다. 하필 저런 사람인가?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통일된 나라 분열된 사회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통일된 나라 분열된 사회


공산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와 동독이 없어졌다. 러시아는 민족주의를 내세워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동독은 서독과 통일하면서 많은 혼란이 왔다. 이로 인해 동독인과 서독인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났다. 더 나아가 이 분노는 그 사회 약한 자에게 가서 피해를 주었다

공산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와 동독이 없어졌다. 러시아는 민족주의를 내세워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동독은 서독과 통일하면서 많은 혼란이 왔다. 이로 인해 동독인과 서독인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났다. 더 나아가 이 분노는 그 사회 약한 자에게 가서 피해를 주었다

이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대립은 무의미해졌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귀를 막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사회 분위기와 정치풍토와 법 제도야말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며, 이런 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한은 닮은 꼴이다.(400)

눈 크게 뜨고 바라보기


이 책은 끔찍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진 욕망과 탐욕으로 세계가 망가졌다. 같은 사람이라도 흑인이라고 차별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핵을 통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흑인과 핵문제에 대한 부분은 생략했다.) 이 책 안에 나온 수많은 시체와 죽이는 사진을 보면서 참 힘들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 주장하는 "동화 같은 역사 "를 쓰자는 생각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옳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흠 많은 인류를 사실 그대로 바라보는 일은 참 힘겨웠다. 하지만 그래야 한다. 왜냐면 그래야만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카가 주장했듯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는 미래를 이어주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린 꾸며 놓은 역사가 아닌 객관적인 역사를 마주해야 한다. 이것은 승자가 써놓은 '소설'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된 입체적인 사실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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