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동유럽의 꽃이라 부르고 싶은 도시 프라하 여행 (1)
유럽여행 마지막 여행지 체코 프라하, 이곳에 도착했다. 첫날은 숙소 근처 동네 구경을 했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하루 종일 여행을 했다.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올드 타운)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그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숙소에서 나와 트램을 타고 바츨라프 광장에 도착해서 거리를 거닐며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화약탑을 통과했다. 이 순간부터 우리에겐 구시가지의 낭만과 평화로움에 빠져들게 된다. 파스텔톤 외벽의 낮은 건물들이 사이좋게 모여있는 거리를 따라 기분 좋게 걷다 보면 구시가지 광장이 짠하고 펼쳐져 나온다. 중심에 얀 후스 광장이 있고, 구시청사와 천문시계, 틴 성모 교회 등의 건물들이 이 공간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한낮에 도착했을 때 광장 중심에는 큰 비눗방울이 몽실몽실 떠다니고 있었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까르르 웃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장을 채우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이 공간은 오전이나 낮이나 오후나 저녁이나 밤이나 사람들로 가득 찬 활발한 공간이 될 것이었다.
프라하 구시가지 건물은 볼 때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꼈다. 틈 없이 좁게 붙어 있는 건물들의 색깔은 조금씩 달랐지만 색감과 분위기가 연결되었다. 파스텔톤의 노란색, 분홍색, 하늘색, 베이지색 등의 건물들이 참 예쁘게 붙어 있었다. 구시가지 광장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해서 근처 광장 바닥에 앉아 먹었다. 우리 근처엔 이 공간을 그림 그리고 있는 청년이 있었고 그에게 다가와 그림을 팔 건지 물어보는 남자가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고 그들은 저마다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곧 천문 시계탑에 올라가 구시가지를 내려다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적갈색의 뾰족한 지붕이 한 곳에 모여있는 멋진 풍경이 보였다. 이 주변의 파스텔톤 건물의 지붕은 전부 적갈색이었다. 광장에서 전자피아노 버스킹을 하는 청년의 음악소리가 이 곳 위까지 들렸다. 사람들은 작게 보이지만 음악 소리는 무척 컸다. 위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 광장의 정경은 독보적이었다. 붉은 지붕의 절정이 이 곳 프라하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야경 보기 전까지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기로 했다. 잠깐 구시가지 외곽을 걸어볼까 하면서 길을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 노래를 부르며 두 명씩 짝지어 걸어오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보였다. 형형색색 전통의상을 맞춰 입고 있었다. 맨 앞에 선 사람은 커다란 국기 깃발을 신나게 펄럭이고 있었다. 그들 뒤로 아주머니들도 두 명씩 짝지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뒤에도 청년들이 두 명씩 짝 지어 그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가던 길을 되돌아 그들을 따라 걸어가 보았다. 그들이 다다른 곳은 아까 우리가 있었던 구시가지 광장! 그들은 퍼레이드 퍼포먼스를 하는 중이었다! 이들은 광장에 멈춰서 대열을 정리하더니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고 신나게 이 공간의 이목을 끌었다. 남녀노소 모여있는 퍼레이드 그룹은 전통의상을 멋지게 입고서 손 휘파람을 불거나 전통음악을 부르고 있었다. 여행 방송을 찍듯이 이런 순간을 운 좋게 목격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퍼레이드 하는 아이들과 찰칵 사진도 남겼다.
한바탕 퍼레이드가 지나간 광장에는 이제 점점 지고 있는 해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더욱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아주 많은 버스킹을 연이어하고 있었고, 어느 공간을 일정 시간 사용하고 나면 쉴 틈 없이 뒤이어 다른 사람이 그 공간을 차지했다. 앉아 있던 우리는 조용히 바뀌는 뮤지션들을 지켜보며 공간을 만끽했다. 또 어디론가 가면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용처럼 사람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쇼를 하고 있었다. 한 명이서 모인 사람들을 퍼포먼스로서 압도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가로등에 불빛에 들어올 만큼 어두워졌다. 따뜻한 노란 불빛의 광장이 더욱 사람들의 열기로 뜨거워졌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근처 푸드트럭에서 피자를 사서 광장에 앉아 먹었다. 이 광장은 모든 사람들의 것이었다. 자갈자갈 소리가 나는 돌 바닥을 걷거나 뛰거나 앉아있거나 비스듬히 기대어 이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프라하의 밤은 오래 즐겁게 이어졌다.
동유럽의 꽃이라 부르고 싶은 도시 프라하 여행 (2)
아침부터 춤추는 빌딩을 보러 간 후 그곳에서 지도 보고 까를교까지 걸으면서 여행을 시작했다. 블타바 강을 따라 쭉 까를교로 걸어가는 길에 도통 음식점이 보이지 않아 주린 배를 부여잡고 까를교까지 도착해서 곧장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까를교 입구의 식당이었는데, 어제 먹은 체코 음식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곳이었다. 어제 하루 종일 광장 바닥에 앉아서 보냈는데, 오랜만에 식당에 오니 좋았고 맛있게 먹고 난 후 즐거운 마음으로 까를교를 여행했다. 한낮이라 곧바로 눈뜨고 있기 어려웠지만 까를교 위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음악을 연주하는 청년이나 그림을 파는 사람들이 까를교를 활기차게 만들어주었다. 그렇지만 저녁의 까를교만 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따 저녁에 다시 올 생각으로 까를교를 통과해 프라하성으로 향했다.
프라하성은 정말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길부터 기대감을 느끼게 해 주었는데 도착해서 그곳의 웅장한 성 비투스 대성당을 둘러보고 이 곳에서 바라보는 멋진 프라하 풍경을 감탄하며 카메라에 담고 근처 황금소로를 걸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의 전경은 마치 그림 같아서 내가 보는 풍경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붉은 지붕들이 장난감 마을처럼 모여있었고 곳곳에 초록 나무들이 보여 싱그러움을 더했다. 낮은 건물들이 모여있어 시야를 시원하게 트이게 만들어서 멋진 풍경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내려와선 해가 질 무렵의 까를교로 향했다. 이 곳은 음악의 다리였다. 쉴 새 없이 음악이 이어지고 있었다. 첼로, 아코디언, 바이올린, 노래 연주 등 어떤 음악이든 두 세 걸음만 걸으면 새롭게 펼쳐지고 있던 게 특이했다. 어느덧 여행이 내일이면 끝나는 날이 와서 이 곳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으며 이 공간을, 이 여행을 맘껏 맘속에 담았다. 카메라도 자주 들어 우리 모습과 내가 보는 모습을 성실하게 담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밤이어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프라하는 동유럽의 꽃이었다.
장기 여행을 마치며,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 팁
함께 여행 다니고 있는 친구가 지갑을 잃어버렸다. 프라하에 도착해 숙소비를 결제하려는 때 알았다, 아무리 찾아도 지갑이 없다는 것을. 당연히 그녀는 멘붕이 왔고 덩달아 나도 멘붕이 왔다. 우리가 도착했던 프라하 기차역에 다시 가 보았고, 역내 사무실에 우리가 탄 기차를 이야기했으며, 분실물센터에 가서 사정을 말했고, 물건을 찾을 시 연락할 전화번호를 남겼다. 친구는 스카이프를 이용해 프라하 오기 전 이용했던 오스트리아 비엔나 기차역에 전화했고, 그곳에서 이용했던 마지막 상점에도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지갑을 어디에서 잃어버렸던 걸까. 친구는 낙담했고, 슬퍼했고, 지쳐있었다. 여행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프라하에 도착한 첫날은 숙소 근처를 거닐고 바로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 슈퍼에서 달달한 디저트를 사서 숙소에서 먹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사실 친구는 여행 중에 지갑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선글라스를 숙소에서 잃어버렸단 사실을 기차에서 알았고, 그 밖에 카디건, 칫솔세트, 손수건, 열쇠고리 인형 등을 잃어버렸다. 늘 잃어버린 걸 뒤늦게 발견해서 많이 힘들어했다. 반면 나는 아무것도 잃어버린 것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었다. 바로, 숙소에서 사용한 물건들은 모두 반드시 캐리어에 넣어두었다는 것. 오늘 입었던 옷, 오늘 썼던 선글라스, 칫솔세트, 카디건, 머리끈 등을 전부 사용하고 나서 캐리어에 던져두었다. 여행을 다닐 때는 어떤 물건이든 손에 들고 다니기보단 덮개가 있는 크로스 가방에 전부 넣어두었다. 친구는 가방이 작아서 물건을 다 넣어둘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날 영수증, 카탈로그, 선물, 선글라스 케이스 등을 무조건 가방 안에다 넣었다. 어디에도 함부로 두지 않았다. 캐리어와 가방을 매일 밤 자기 전에 정리해두어야 했지만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여행 중에 물건을 잃어버리면 힘이 빠진다. 사실 나도 훗날 태국 여행을 하다가 처음으로 헤어밴드를 잃어버렸는데 아직까지도 아른거릴 정도니 친구의 상실감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 된다. 여행을 다녀와서 정신적 가치든 물질적 가치든 전부 플러스만이 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고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