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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사 또는 특수대학원의 경우 논문을 작성하지 않고 학위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위 과정은 논문 작성이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빈 문서 파일을 열어 논문 작성을 할 때 시작이 얼마나 어려운지 저도 초보 연구자 시절에 늘 답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나마 좀 쉽게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지식을 출판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경험하지만 정작 어느 누구도 논문을 왜 써야 하는지! 작성법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아서 스스로 문헌들을 찾아가며 그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은 그 지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논문은 영어로 Essay, Paper, Article, Study, Thesis라고 부릅니다. 참 단어가 다양합니다. 각각의 단어들은 사실 특징들을 가지고 있지만 오늘 주목해야 할 단어는 Thesis입니다. 학위 논문을 영어 사전에 검색하면 Thesis라고 나온답니다.
잠시 후 놀라운 반전이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무언가 알아보는 방법 중 역사를 찾아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문의 출발은 철학 그것도 고대 그리스 고대 철학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민주주의 출발은 기원전 5세기 경 고대 그리스입니다. 민주주의는 투표를 통해 많은 지지를 얻은 사람 또는 의견이 선택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지요. 대통령도 결국 그 사람의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당선되는 것이고, 시민들의 힘을 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금까지 권력가, 지식인, 또는 부자 모두 결국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부자도 생각해 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구매하도록 설득하였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었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절 학자들은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는 플라톤, 플라톤의 제자는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알렉산더 대왕이었습니다. 유명한 사람들이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삼단논법, 경험적 관찰과 귀납적 추론, 논리적 추론 등을 주장하며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철학적 방법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삼단논법은 대전제, 소전제, 결론으로 타인을 설득하게 됩니다.
대전제: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결론: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대전제와 소전제가 사실이라면 결론을 반박할 여지가 없게 됩니다. 대전제는 지금의 서론 (Introduction), 소전제는 연구 방법과 결과 (Methods and result), 결론은 논의 (Discussion) 또는 결론 (Conclusion)이 되면서 논문의 틀을 잡게 됩니다.
추후 세월이 흘러 헤겔의 변증법,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라의 정반합 이론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의 논문의 틀은 정반합 이론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반합이 영어로 "Thesis-antithesis-synthesis"입니다. Thesis (학위논문)이 참 많이 나오죠!
결국 논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정반합이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1. 정 (Thesis): 기존의 주장이나 상태를 의미합니다.
2. 반 (Antithesis): 기존의 주장에 대한 반대 또는 모순되는 입장을 나타냅니다.
3. 합 (Synthesis): 정과 반의 대립을 종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은 서론입니다. 서론을 쓸 때 내 생각을 쓰면 안 된다고 합니다. 바로 기존의 주장 또는 사실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필요성과 나의 가설은 생각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는 정의 사실을 나열하고 귀무가설을 작성하였기 때문에 내 생각이 추가될 부분이 없었지만 요즘은 바로 대립가설을 써버리는 추세입니다.
반은 정에 대한 생각을 깨트리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연구 방법과 결과입니다. 독립변수로 집단을 나눌 때 연구자는 종속변수가 두 집단이 서로 다르게 나올 것을 기대합니다. 과거 정에서 몰랐던 또는 다른 지식의 주장에 대해 내가 실험해 보니까 두 집단이 다르다. 그러니까 과거 의견인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나의 새로운 대립가설이 맞는 것을 증명하게 됩니다.
합은 결론으로 반(Antithesis)으로 논문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 정(Thesis)과 합하여 나의 주장의 의미 부여를 하게 됩니다. 결과를 작성하고 논의를 작성할 때 결과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틀린 작성입니다. 논의의 하나의 단락을 작성할 때 나의 결과를 언급한 후 과거 의견들과 조합하여 마지막에는 새로운 합(Synthesis)을 주장해야 합니다. 내 결과 대립가설만 주장하는 것은 합의 과정이 없는 것입니다.
논문을 작성할 때는 서론부터 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논문을 작성하는 목적은 타인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논문에 대한 의식의 흐름은 결론 즉 내가 설득하고 싶은 합(Synthesis)부터 결정을 해야 합니다. 결과에 따라 당연히 다른 합이 도출될 수 있지만 그래도 생각은 합을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물건을 팔고 싶은데 어떻게 팔까? 아파트를 건설하고 싶은데 어떻게 설득하지? 세상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후 시장조사도 하고 가격책정도 하고 누구를 설득할 것인지도 결정합니다. 결국 합이 먼저라는 뜻입니다.
논문을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저는 다음의 순서로 생각해 보기를 권장드립니다.
1. 결론 (합)을 먼저 생각하라.
2. 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정'과 '반'을 생각하라. 선행 연구 조사입니다.
3. 그 생각 속에서 '합'을 다시 만들어 보고 1번의 결론과 같은지 확인하라. 선행 연구 조사 후 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연구가 되었거나 나의 공부가 부족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드디어 서론을 작성하라. '정'은 사실 또는 과거 지식만을 작성합니다. (귀무가설 도출)
5. 귀무가설을 기각하기 위한 (반을 주장하기 위한) 연구 방법을 설계하라.
6. 연구 방법은 수행했던 실험 과정을 타인이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도록 작성하라.
7. 결과는 나온 수치 그대로 옮겨 적기만 하면 됩니다.
8. 논의에서 나의 결과인 '반'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정' (과거 지식)을 같이 구술하고 '합'으로 나아가도록 작성하라.
예시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정: 사람은 움직이면 근육이 수축해야 한다. 따라서 움직일 때는 근활성도가 측정된다.
반: 조건에 따라 근활성도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근전도를 이용해서 근활성도를 측정하는데 운동을 할 때 무릎 각도에 따라 근활성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무릎 각도에 따라 근활성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근활성도가 다르다가 반입니다!
합: 논의에서 다르다로 끝이 나면 안 됩니다. 합을 도출해야만 합니다. 과거 움직일 때는 근활성도가 나타난다고 하였는데 내가 실험을 해보니 각도에 따라 근활성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근활성도가 높은 것은 근육의 활동에 대한 부하가 큰 것이고 작은 것은 부하가 작은 것이다 (선행연구). 따라서 운동을 할 때 00 각도로 운동하는 것은 근활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근력강화에 효율적이고 00 각도로 운동하는 것은 근활성도가 낮았기 때문에 부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선행연구).
논문은 결국 세상에 나의 지식을 표현하고 독자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설득당하는 삶보다는 설득하는 삶을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헬타시스는 항상 건강한 여러분의 삶을 지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