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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과권원장 Feb 06. 2023

오늘의 환자, 여덟 번째

혈당 관리가 안돼요

내과의사 입장에서 당뇨 환자가 때로는 난감할 때가 있다.

아무리 약을 처방한다고 하더라도 환자 스스로

혈당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관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싫어도 진료할 때 악역이 될 수밖에 없다.

간식 끊으시고 밥 적게 드시고 운동하시고 뭐 먹지 말고 뭐 하지 말고….




오늘의 환자는 W 씨이다.

50대 여성분이시고, 당뇨로 약을 복용 중이다.

당뇨약은 상당히 높은 강도로 처방받고 있으나 혈당

수치가 때로는 300 이상 (공복혈당 정상은 110 이하이다) 측정되기도 한다.

왜 그렇게 혈당 조절이 안 되는 걸까? W 씨한테 다음에 병원에 오시기 전에 하루에 먹는 것을 잘 기록해서 오시라고 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사과 한 개를 먹고, 이후에 아침 식사를 하고… 등 하루 종일 당뇨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를 다양하게 복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본인도 답답한 것이었다. 나는 열심히 노력 중인데 왜 이렇게 조절이 안될까?


W 씨는 티브이 건강프로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은 후 좋다고 하는 건 다 해보려고 하다 보니 과유불급이라고 넘치게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외래에서 식단을 조정하고 영양제를 대폭 줄인 이후 혈당은 비로소 잡히기 시작했다.




비단 W 씨뿐만 아니라 요즘은 다양한 건강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본인에게 맞게 건강을 챙기고 있는 환자들을 드물지 않게 접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에는 왕도가 없다. 노력 없이 쉽고 효과는 좋은 치료법은 없다.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꾸준하게 식단 관리와 운동을 하지 않지 않는다면 현대 의학 기술로도 결코 치료하기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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