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갑자기 생각나 적어보는 브랜드 이모저모들

by 송건호

언젠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보려고, 거기 출연할 사람을 모을 무료 모임을 연 적이 있다. 성격상 거의 일대일로만 법인 대표들 맨투맨 코칭을 나름 돈 받고 하다가 여러 명을 모으고 진행하는 건 새로운 시도였다. (물론 대형 페어 강연도 있긴 했지만)


그때 모 대표는 알고 보니 본인이 브랜드 만들던 과정을 교육 상품으로 팔고 싶은 사람이었다. TAM, SAM, SOM을 옆에서 이야기하며 내가 말하는 포지셔닝에 대한 회의적인 말을 하는 걸 가만 들어보곤 했다. 뭐랄까. 지원사업에 내는 페이퍼 작업의 세그먼트 문서를 실제 매출로 찍히는 포지셔닝에 대한 이야기로 착각하는 것 같았다. 여전히 단 하나 기억하는 건, 그곳의 브랜드몰과 인스타그램의 정체성 없는 컨디션과 매출볼륨 단 하나였다.


주차별 마일스톤 코칭(메이트처럼 붙어서 브랜드 구조를 함께 셋업하고 필요한 툴 붙이고, 필요하면 인프라나 팀원 실무도 붙여주고 하는)으로 한곳당 월 몇 백씩 받기도 하다가, 위 무료 모임을 진짜 대표들이 아닌 분들을 모셔놓고 하니. 그 안에서 내 가치도 함께 낮아져 있는 걸 실감했다. 눕는 자리는 참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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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을 팔고 싶은 곳들을 주변에 많이 본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비싸게 파는 작업을 브랜드 상품단부터 여러번 함께 만들곤 했다. 프리미엄, 무언가 가격 저항성을 떠나 구매를 만드는 작업은 꽤 입체적이어야 한다. 이때 가장 근절하고 실무단에 주의시켜야 할 게 해당 시장에서 일반적인 가격대로 팔리는 마케팅의 플레이와 유사하게 가는 방식들이다.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에서 오퍼레이팅 단의 마케팅 실적만 내던 경험에 휘둘리면, 그냥 뭔가 계속 로직 없이 이것 저것 덧대기만 하게 된다.


특히 프리미엄을 지향한다면 브랜딩을 위한 브랜딩이 아니라 세일즈를 위한 구조라 생각하고 브랜딩을 살펴 보는 게 중요하다. 돈을 이래저래 많이 써보면 총알만한 브랜딩과 마케팅이 없다는 걸 알게 되지만, 돈 없이도 이 일을 해 보면 누구의 입을 어떻게 빌려서, 단 하나 어떤 메시지를, 단 한명 누구에게 관통시킬 것인가, 거기서 퍼널의 장치는 어떻게 넛지를 줘서 리텐션까지 이어갈 것인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냥 갑자기 브런치에 말문 터져 적다보니 두서는 없다만, 이렇게 실적 낸 브랜드들은 있다. 침대 브랜드 피봇팅 때, 상담 브랜드 신사업에서 업셀링 구조 짤 때, 헬스용품 브랜드 대행사 모두 끊어내고 리포지셔닝 잡고 인플 시딩으로 전략 바꿀 때 등등. 브랜드의 톤과 무드는 초기 정책 한번 다시 잘 잡아서 일관성 있게 가면 되고, 채널 별로 나가는 메시지로 워싱해야 한다. 모든 프로모션에는 명분이 중요하고, 입점하는 채널과 리뷰, 광고 하나하나가 더 정교해야 한다. 진정성, 한정성, 특별함, 공신력 등 키워드 하나는 명확히 잡고 스토리텔링을 풀어야 한다. 그 속에 롱텀이든 숏텀이든 최소한의 헤리티지를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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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커머스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팅 잘하는 사람이 귀하다. 몇 달에 한번씩 제품 브랜드를 런칭하는 강남의 어떤 회사가 있었다. 제조쪽 라인도 두었고 방송쪽 인프라도 갖고 있는 곳이라 강점이 보였는데, 무엇보다 놀라운 건 브랜드들이 수도 없이 기획되고 런칭되고 죽고 살고 반복되는 그 여정이었다. 실무단들을 힘들어 보였지만, 당시 모 실장님 연으로 외부에서 그 브랜드 내부 2개 팀을 총괄하는 요상한 포지션으로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3개월 내외 안에 처음 백만원 쓰던 메타 광고비가 10-20배 이상 늘고 매출도 터져 나가는 경험을 하며 참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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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다. 그냥 잠깐 끄적여 봤다. 다시 어떤 제품/제조쪽 전문력을 가진 누군가와 협업하게 된다면 나는 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해서 함께해 보고 싶다. 제안과 기회들이 있었지만 그 정도 지분 오가는 거 말고, 제대로 말이다. 일단 해그로시 챙기면서 내 걸 하기도 바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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