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
https://www.youtube.com/watch?v=yGxDx8ftX1I
'First of May'는 1970년대 초에 (지금은 고령자가 된) 젊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다방에서 즐겨 틀어줬던 팝송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사랑을 받은 이 노래는 당시 인기 밴드였던 Bee Gees가 불렀지요.
호주 출신 삼 형제 그룹인 Bee Gees는 영국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히트 곡을 냈는데, 전주 첫 소절만 들어도( 우리 또래들은 ) '아, 이거' 하는 'Don't Forget To Remember'도 이 사람들 작품입니다.
'First of May'는 'Come September' 나 '잊혀진 계절 (시월의 마지막 밤)' 같은 계절음악 (seasonal music)이라서 매해 5월이 되면 방송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낸 소중한 순간들을 회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 'First of May'는 추억과 상실 그리고 희망의 주제를 풀어가며 감동을 줍니다. 비틀즈가 부른 'Yesterday'도 그런 종류의 노래이긴 한데 제목처럼 한숨 팍팍 쉬면서 과거만 아쉬워하지요.
어린 시절에 높아 보였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이제는 작아졌다는 격세지감을 호소하면서 노래는 시작합니다. (죽은 나무니까 그렇지요. 어릴 때 그 나무가 계속 자랐으면 우리 키를 훌쩍 넘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난 추억이 아쉬운 이유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간에서 한 치도 앞뒤로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에게 과거는 기억이나 기록 속에서만 박제되어 있지요.
사랑은 식지 않았지만 5월 1일이 오면 우리는 울 것 같다면서 노래는 2절로 넘어갑니다. 봄의 시작을 상징하는 5월 1일을 통해 상실을 달래고 희망과 기쁨의 멧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룹의 맏이인 배리 깁이 기르던 개의 생일이 5월 1일이었다는 설도 있고요.
계절의 시작을 날짜로 못 박는 게 사무적이긴 한데요, 좀 성급한 문화권에서는 2월 입춘 때 이미 봄을 입에 올립니다. 겨울이 물러가기도 전에 성큼 다가온 봄을 영접하는 거지요. 천문학적으로 봄은 춘분인 3월 21일경부터 시작한다고도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그래서 춘분 때 쉬나요? 위도가 높은 북유럽 사람들은 느긋하게 Mayday (5월 1일) 때 봄을 시작하는 축제를 연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5월 1일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제정한 근로자의 날입니다.
찬란한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