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명태>8
명태 껍질 벗기기 선수가 된 명희는 다음 단계로 레벨 업을 달성했다. 어느 날부터 명희도 명주도 명태 뱃속을 구경하게 되었다. 아이보리 빛깔 보슬보슬한 속살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아차, 이건 비밀이다.
명희 아버지가 명태 배를 가른다. 긴 칼로 죽 힘주어 내리그은 다음 딱 붙은 머리통과 주둥이를 도마에 대고 썰어대는 것처럼 반으로 가른다. 그러나 절대 명태의 등지느러미 쪽 머리는 붙여 놓아야 한다. 힘 조절이 중요하다. 명희의 팔은 명태 머리를 가를 힘은 없었다. 그건 힘만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순발력과 힘, 정확성과 세심함이 함께 필요한 기술이었다. 명희 아버지의 칼은 칼질의 횟수만큼 빨리 무뎌졌다. 숫돌은 명태 일을 하는 아버지 옆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명희는 숫돌 한 번을 만져본 일이 없다. 그러나 명희도 칼을 들고 숫돌에 슥슥 칼을 갈면 날을 벼릴 수 있을 것 같이 친근했다. 숫돌은 한 뼘 정도 높이의 거치대 위에 놓여 있었다. 너무 자주 사용하면 허리 라인이 생긴 것처럼 중간이 잘록해졌다.
명희 아버지가 명태 뼈를 추린다. 명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단단한 뼈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이어져있다. 꼬리를 위쪽으로 잡고 뼈를 속살에서 분리시킨다. 머리 부위까지 도달한 칼날은 머리와 목 부분 어디쯤에서 뼈를 절단해야 한다. 이 순간 명태의 목을 절대 자르면 안 된다. 아가미까지 마저 제거하고 나면 명희 아버지의 일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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