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대하는 자세
“나 정도면 아직 젊지!!” 혹은 “애기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으면 젊음이 가까이 있다 느껴졌었다.
”첫눈“을 맞이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첫눈 소식에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지하에 주차해야지’
‘버스 타고 가야겠네, 귀찮다’
였다.
실제로 첫 눈치고 많이 내린 수요일에 눈은 겨울 왕국을 방불케 했다.
눈 부실 정도로 새하얀 창 밖 풍경과 소복한 눈 사이를 걸으며 겨울을 실감했지만 낭만과 현실이 공존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매 시간 교무실을 들락거리며
“밖에 나가면 안 되나요? 저렇게 눈이 쌓였는데 못 나가게 하면 반칙이죠!!”
미끄러져 다치는 것을 염려해 운동장 사용을 금지하니 안달이 났었다.
심지어 점심시간에 모두 나가고 단 5명만 남은 교실을 보며 성숙한 어른이 된 것을 실감했다.
난 나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종례 때, 문득 눈이 좋은 친구 손!! 하니
30명 정도가 손을 드는 걸 보니 귀엽고 젊음을 느꼈다.
힘차게 눈을 굴러 아침부터 바쁘게 완성한 눈사람과 눈오리가 있는 회사에 오늘도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