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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랑 Nov 23. 2020

처음 나는 새

어린 알바트로스에게

내가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몇 달 전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이다. 

굉장히 사실적으로 찍어서, 감정을 더 움직이게 만든 이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새인 알바트로스는 부모 새가 먹이를 먹은 후, 아기새의 입으로 먹이를 토해주고, 그 먹이를 먹고 아기새는 성장한다. 그 후 충분히 성장한 아기새는 바람에 몸을 맡기기 위해, 위장 속 남은 음식 찌꺼기를 게워내어서 몸무게를 줄인 후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문제는 이 커다란 새가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도 먹이인 줄 알고, 먹은 후 그걸 새끼에게 먹여주는 데 있는데, 새끼가 무사히 쓰레기를 토해내면 다행이고, 토하다가 목구멍에 걸리기라도 하면 날지 못하고 그대로 죽게 된다.


날기 위해 애쓰는 아기새를 위해, 세상의 모든 플라스틱과 비닐봉지를 없애버려야 하겠지만, 적어도 적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야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아기새들에게 힘내 보라고, 애써보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겼다. 


먼 곳에 사는 어린 알바트로스를 생각하며, 몇 글자 감정이 치닫는 대로 적어보았다. 

그리고, 차마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의 달콤함을 버리지 못하는 내 마음을 사과하고 싶다. 




처음 나는 새



 시간이 다가와  

 접힌 날개를 펼쳐

 힘든 어린 시간은 저 바닥에 두고서

 날갯짓해봐. 이제 뛰어올라.



어제의 시간은

헤쳐 나가지 못했던 어둠은

상처가 아무는 시간

단단한 굳은살이 될 거야.


터져나간 상처도

찟겨뜯긴 마음도

단단히 꿰매어버리고

귀를 기울여

심장이 부르는 소리

알고 있잖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


힘을 내. 한 순간의 용기.

지금이야.  뛰어올라

바람에 날개를 맞겨봐


뛰어올라. 처음 나는 새되어

힘찬 날갯짓. 심장이 부르는 곳으로~

날아올라. 처음 나는 새되어

힘찬 날갯짓. 태양이 부르는 곳으로~

날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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