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히 라 May 31. 2021

2.32

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작은 아가



주말에 이모에게 전화가 왔다.



정윤이모,

엄마의 여동생,

우리엄마를 “ 언니야 ~ “ 라고 부르는 귀엽고 애교스러운 그 대구 억양이 너무나도 살가운 나의 이모.



이모에게는 딸하나와 아들하나가 있다.


아이를 낳은 나에게 너무 축하한다며 이제야 들은 소식에 지금에서야 연락했다는 이모_ 나는 이모에게 어리광이 부리고 싶어져 출산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든 거였냐며 - 나 너무 아팠다며 - 서른시간 넘게 진통했다며 - 왜 그 누구도 나에게 출산의 과정과 고통을 설명하지 않았는지 이런건 왜 학교다닐때 교과과정에도 없는 거냐며 - 우리나라 성교육의 목차부터 바꿔야 한다며 - 호소하고 칭얼댔다.



이모는 나에게


 “ 하히야 이모는 더 힘들었어 - 이모가 한번도 말안했지 ? 이모는 아가가 1.8키로그램이었어. “



 “ 이모는 말이야 -

 너처럼 양수가 터져서 아이를 낳은건 아닌데 갑자기 아파서 호지 팔개월만에 낳았잖아. “



호지는 이모의 아들이름이다. 호지가 그렇게 작게 태어난 줄은 몰랐다. 나는 예정일보다 한달 일찍 나온 내 아가가 2.3키로밖에 되지않아 저체중아 그리고 조산아로 판정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게된 공식적인 작은 아가였지만 이모의 이야기에 나의 아가는 작은게 아니라고 느껴졌다.



이모는 작은 호지를 낳기위해 극한 고통을 겪었고 결국 아기를 낳는 동안 무슨일이 있어도 받아들이겠다는_ 설사 아이가 잘못되더라도 그렇게_ 아이를 낳겠다는 각서까지 쓰고서야 분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호지는 태어나자 마자 바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고 그렇게 한달이 지나 2.2 킬로가 되었다고 한다.



 “ 언니야가(나의엄마가) 하히 아기 작다고 걱정하길래 내가 하낫또 걱정하지말라고 했따 !

 지금 2.3이면 이모가 호지 집에 데려갔을때보다 더 튼튼한무게다 !

 완전 건강한거니까 걱정하지마라 “



이모는 조리원따윈 가지않았던 그 시절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호지를 데리고 집으로 가 먹여 키웠다고 했다. 나는 지금 조리원에 있고 의사들이 봐주고 신생아실 선생님들께서 주야로 케어해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며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몇일전 소아과선생님의 긴급 콜에 황달수치가 조금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을때 나는 나의 작은 아가를 유리사이에 두고 할 수 있는 것이없어 하염없이 울었는데 이모의 이야기를 들으니 눈물 흘릴 일도 아니었던 것 같았다.



이모는 모든것이 잘될 것 이라며 내 아기는 튼튼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어른들 말이 원래 아기는 작게 낳아 크게 키우는 거라고 하지 않느냐며 이모도 참 많이 들었던 말이지만 그건 맞다고 했다.



호지는 1.8 킬로그램으로 태어난 아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이차성장을 거치면서 180이 넘는 건장한 남자가 되어있었다.



 “ 우리 호지 엄청 크잖아 ?

 하히아가도 잘 클거야 ! 걱정마. “



그리고 내가 부모로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늘이 내어주시는 거라며_

이 모든것을 내가 잘 헤쳐나갈거라고 했다.


#이모고마워 ♥














eUn U MOM Instagram @hi___u.u_


엄마 육아 중 !  엄마의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