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동 하히라ㅣ하히 라는 도슨트 ♥
미술관에 강당이 하나 있는데 나는 이따금씩 그곳에서 눈을 부쳤다. 웬만하면 불이 켜지지 않는 곳이라 늘 비어있는 곳인데 그 드넓은 공간을 내가 쓰는 것이 그리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뭔가 왠지 좋았다.
대강당을 꽉 채우는 인원이 모일만한 일은 일 년에 한 번 있기도 어려웠고 거의 모든 행사는 소강의실에서 하기 때문에 공간은 있지만 사람들이 정말 잘 모르고 가지 않는 곳이 바로 미술관 내 강당이라는 공간이었다.
나는 그렇게 깜깜하고 드넓은 강당에 쪽잠을 자러 갔고 내가 아는 이는 그곳에 놓인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러 가끔 플래시를 들고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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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미술관 보안요원이
날 귀신으로 오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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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아저씨들은 대부분 나이가 조금 있으신데 반해 그는 군대를 다녀와 복학 전 잠시 보안일을 하게 됐던 젊은 쌍둥이 중 한 명이었다. 어려서 겁이 많았던 건지 시간대별로 미술관의 지정된 공간을 순찰하다가 어두운 곳에서 머리 긴 여자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강당순찰을 꺼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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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한번 보고만 가려고 했던 그 대강당에서 내가 잠에서 깨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순간 뒤돌았던 그가 솟아오른 날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앉아버렸는데 그 기막힌 찰나에 또 그는 내가 사라졌다고 느껴 분명 귀신이라고 확인했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 반복된 일을 그 주 몇 번이나 그렇게 마주했다고 한다. 그래서 반복되는 그 놀라운 일에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은 내가 폰을 켰는데 그 불빛과 내 긴 머리의 실루엣에 놀라 순찰이고 뭐고 미술관 보안 따윈 제쳐두고 그대로 뛰쳐나갔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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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이야기를 전해 듣기 전 일주일 동안 보안보원들과 그분들과 친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미술관 강당 귀신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살을 붙여 진짜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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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도 몇 번을 자다 일어난 나를 어두운 강당에서 발견했던 보안요원은 다음번 순찰은 제발 둘씩 짝지어 달라 요청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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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 머리 긴 여자귀신이 있다’는 말과 어쩐지 미술관에는 귀신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았다는 말들이 내귀로 들어왔을 때 나는 강당이라는 그 공간 때문인지 어쩐지 이야기를 듣자마자 확신을 하고 “ 혹시 그거 저 아닐까요? “ 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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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웃고 떠들며 말하고 나니 괜히 말했다 싶었다. 미술관 귀신 하나쯤 사연이 붙여서 이야기가 오가도 좋았을 것 같고 그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이 꽤 재미있을 텐데 말이다.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 몇 년 뒤에는 그 강당귀신의 서글픈 한이 어떤 식으로라도 정해지고 미술관 소장품 중 대작하나에 사연이 더 붙여져 궁금한 이야기Y에 라도 나올 수 있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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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은 그 뒤로 해맑게 몇 달을 더 일하다 복학했다. 그리고 강당귀신 사건은 종종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따금씩 예전에 있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땐 그것이 참 중심이어서 대단했던 것들인데 돌이켜 보면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것들이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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