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내겐 너무 노랑이던 이 쇼파가 참 좋았는데
앵기맨은 이제 그만 버리자고 했다.
⠀
처음에는 설득하고 아직 더 써야 할 이유를 들먹였는데
그가 ‘누울 수도 있는 쇼파’를 원한다는 말에 내가 납득이 되어버렸다.
⠀
맞다. 앵기맨은 매번 쇼파가 작아서 불편하다고 했었다.
그가 살이쪄서가 아니라 키가 크기 때문인걸로 나는 굳게 믿기로 했다.
⠀
그리고 사실은 누울수도 있는 쇼파보다 새 쇼파를 여기저기 고르러 다니다 맘에드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냥 보자마자 내가 너무 좋아서 마음이 변하고 말았다.
⠀⠀
그래도 우리의 추억이 깃든 하히앵기 신혼집의 옐로우존에서 기념사진쯤은 박아줘야지 !
저 쇼파 사던날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되돌아가서 현금으로 지르면서 깍아달라고 수십번 말했고 안깍아주면 현금영수증이라도 해달라고 앤틱샵 주인을 협박했었는데 ㅋㅋㅋㅋㅋ
결국 식탁의자를 꽁으로 얻어왔었지
저기서 임신초기에 급 잠든 그 순간도 ,
은유 낳고 수유하던 곳도 바로 저 노오란 쇼파였다.
⠀
고작 2년 좀 더 썼는데 밝은색이라 사용감도 느껴져서 당신 근처의 마켓에 나눔으로 올렸더니 당근알람이 계속해서 울려왔다. 다른 어떤 곳에 옮겨가서도 여전히 옐로우존의 존재감을 뿜뿜 뿜어낼 우리의 첫 쇼파가 그렇게 우리에게서 시간을 나누어 떠나갔다.
쇼파가 빠진 자리는 참 휑하다.
이제 진짜 이사 갈 때가 다가오나보다.
⠀
안녕 노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