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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히 라 Jan 19. 2024

비올땐 우산

기록하는 기억 ㅣ 하히라의 한중록

비가오면, 우산을 쓰면 돼요.



예전에 소개팅을 나갔는데 상대가 참 별로여서 무슨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다음주에 갈 제주도 휴가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그리고 어색한 사이에, 그리고 할말이 없을때면 늘 등장하는 날씨를 언급하며 일주일의 휴가라는 그 시간동안 미리 정해놓은 그 날짜에 하필이면 비가온다는 말을 꺼내자_ 상대는 차분하게 대답 했다고 한다.




 비가오면, 우산을 쓰면 돼요. 




그 당연한 말을 해주던 그 사람의 손은 바르게 우산을 들고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어떤 한마디가. 한순간 상대를 다르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나의 소개팅 일화는 아니고 다른분의 경험담이지만 이따금씩 비가오면, 그리고 날이 흐리거나 제주도의 변화무쌍한 구름의 이동을 회상하거나 사진을 볼때면 우산을 쓰면 된다는__ 내가 만나지도 않았고 전해만 들었던 그 남자의 당연한 대안이 생각난다.


일어나는 그 어떤일을 한탄만 하고 울쩍해지기 보다는

그 상황을 즐길 무언가를 ‘당연히’ 해보는것.


그리고 그런 올바른 말을 상기시키는 사람에게서 오는 ‘빛’ 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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