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이사 온 동네는 아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참 불편하다. 가까운 소아과 가려고 콜을 아무리 해도 택시는 잡히지도 않는다. 운영되는 버스노선도 몇개뿐이고 배차간격은 뭐 말하고 싶지도 않다. 네이버지도 어플로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계속 새로고침 해 대며 자차로는 3분 거리인 병원을 11분 코스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려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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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가 요즘 손가락노래에 빠져서 하루종일 아빠손가락 엄마손가락만 찾아대는데 공공장소인 버스안에서 그렇게도 또 노래를 불러댔다. 몇분 안타고 있었지만 그래도 눈치가 보여 어쩔줄 몰라하며 어서 도착하기만 기다리다 드디어 내리려고 하차벨을 눌렀는데 버스기사 아저씨가 “아기 병원가요 ?” 하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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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대답하는데 뭐라고 또 하신다. 애 들쳐안고 하차하려고 용쓰느라 잘 안들려 그냥 웃으며 목례를 하는데 버스 문이 열렸다. 그리고 기사님이 “이 건물맞죠?” 하더니 아가 잘가 아프지마-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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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탄것도 아닌데 병원건물 바로 앞에 내려주셨다. 물론 버스가 지나가는 운행라인에 건물이 있었다. 그래도 정식적으로 정류장까지 가서 내리면 애기안고 여기까지 또 걸어오기 힘들다고 하시며 그리해 주셨다. 도로는 버스노선따라 좀 돌아왔지만 완전 도어투도어로 병원 앞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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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가 버스안에서 반복되는 노래를 부를때도 그냥 귀엽게 봐주셨나보다. 아니면 애 안고 낑낑대며 병원으로 향하는 내가 퍽 안쓰러웠을 수도 있고 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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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이 아닌곳에서 승하차 하면 아니된다는걸 알고 있지만
기사님의 그 배려가 그순간 그걸 가능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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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은유를 안고 문센가는 버스에서 좋은 기사님을 만난적이 있었다.
은유라는 무기는 내주변으로부터 배려를 끌어 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