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하히라의 한중록
늘 유지해 오던 긴 머리를 과감하게 자르면서
내게 소중했던 머리카락이 더 소중하게 쓰이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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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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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소아암환우를 위해 기부해 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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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보내고 3주 뒤면 기부증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고 되어있었는데 생각보다 세상에는 참 따스한 사람들이 많아 수없이 많은 머리카락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택배를 시켜놓고 배송이 늦어도 그려려니 느긋히 기다리는 나는 오랜만의 내 짧은 머리에 대한 어색함만 느끼다 기부증서는 뒤늦게 확인 했고, 다행히 잘라낸 내 머리카락이 잘 쓰일 수 있게 됐음에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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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우편으로 보낼때 기부하는 이유나 편지를 남겨도 된다고 하여 짧지만 전하고 싶은 글을 적어보냈다. 사실 기부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내 머리카락이 쓰이지 않으면 어쩌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었다.
내가 그날 썼던 글귀처럼 잘려나간 내 머리칼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소중히 잘 쓰이길 바란다. 나를 한층 더 이쁘게 만들어주던 나의 그 긴 머리카락들이 이젠 내가 아닌 누군가의 미모에 빛을 또 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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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또 머리를 길러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렇게 잘라 보내려한다. 그땐 내딸 은유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은유의 머리칼이 25cm 이상 자를 수 있으려면 아마 몇년 뒤의 일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나름 뿌듯한 이 감정을 저장해 두고 싶어 앵기맨에게 기부증서를 회사에서 몰래 코팅해 오라고 했더니 뭘 그런걸 코팅까지 하냐며 퇴근하면서 종이를 팔랑팔랑 그냥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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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남몰래 프린팅 하는것도 눈치보였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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