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내 머리는 늘 양갈래였다. 그것도 위로 솟은 양갈래.
엄마는 잘 자라지않는 내 머리칼을 빨리 자라게 하기위해 정말 있는 힘껏 당겨 세게 묶어주셨었다. 그리고 그 머리를 하늘 높이 올려 노란색 고무줄로 휘양찬란하게도 꾸며주셨는데 이층 아줌마는 그런나를 보고 사슴뿔이, 아기녹용이, 지나간다고 놀려댔었다.
나는 엄마가 해주는 그 머리모양이 참 좋았다. 어쩌면 엄마덕에 산다라박보다 한참 전 부터 내가 더 훨씬 펑키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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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부터 내머리는 한가닥으로 묶였고 엄마가 아닌 내가 직접 빗게 되었다. 그러다 스물여덟이었나 아홉이었나_ 조금짧게 자른 내머리를 엄마는 쓸어 넘겨주시며 머리는 언제짤랐냐고 물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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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늘 관리해주던 그 머리칼을 ,
펌을 하건 염색을 하건 어쨋든 스타일을 바꿀때면 늘 샵에 다녀올거라고 말했고, 다녀와서는 어울리냐고 물어보던 내 머리칼을 언제부터인가 또 그렇게 엄마의 동의도 허락도 없이 내가 알아서 스스로 정하고 바꿔놓고 엄마에게 보여주지도 않았었나보다.
그날은 엄마가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와 날 만난날이었다. 그때 함께 집으로 향하며 지하철 3번 출구쪽으로 나가며 내 머리칼을 쓸어넘기던 엄마의 그 손짓의 느낌이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그때 엄마한테 머리를 짧게 잘라버린걸 왜 말하지않았던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머리카락을 자른지 꽤 되었기에 / 짧게 자른 그 당일보다 훨씬 길어버린 내머리카락이 보여주는 그 시간동안_ 그러니까 귀바로밑까지 짧게 짤랐던 내 머리가 어깨까지 자랄때까지, 나는 엄마에게 참 소홀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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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다쳐서 머리를 혼자 못감았던 적이있었다. 그때 엄마는 내 머리를 감겨주며 내게 말했었다. “우리딸은 어쩜 이렇게 머리결이 좋아 ? 네 머리 만지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 그러면서 내가 어릴때부터 참 머리결이 고왔노라 덧붙이셨다. 자신의 머리칼과 달리 보드라워서 참 다행이라고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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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이따금씩 만나 내머리를 만져줄때가
참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 엄마가 머리칼을 넘겨주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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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넘어서도 나는 엄마의 무릎에 머리를 기댄다. 그럼엄마는 이제는 조금 두터워진 손으로 내 머리칼을 몇번이고 쓸어 넘겨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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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가 태어나니 엄마는 제일먼저 머리칼을 만져주며 또 그렇게 내 아이의 머리칼을 넘겨주셨다. 그리고 은유의 그 고운머리칼은 나를 닮았노라 칭찬하시고 나 어릴적 잘 자라지 않던 머리카락을 빨리자라게 하려고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꺼내신다.
엄마가 다시 나의 머리를어릴때처럼 양갈래를 위로 솟구치게 묶어주시진 않지만 그때 이층 아줌마가 놀려대던 노란녹용이라는 별명을 회자시키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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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머리칼이 요즘 그때 내 모습이다. 양쪽으로 삐삐머리를 하고 하늘로 솟구친 내 딸을 보니 그때의 내 노랗던 기다란 머리끈도 많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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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묶고 찍은 사진이 엄청 많았는데
다음에 문경에 가면 그 사진들을 좀 들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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