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번역감수, 양선아 옮김 - 대교베텔스만(주)
연휴의 마지막 날,
늦잠을 즐기는 가족을 내버려 두고
댄 브라운의 마법에 빠져들었다.
시작부터 소니에르와 실라의 위험한 대치 때문에 숨을 죽였다.
정신 차려 보니, 실라가 생 쉴피스 성당 바닥을 부수며 머릿돌에 다가가는 찰나,
루브르에 있는 랭던의 시점으로 넘어갔다.
아니!!
진짜로 찾았는지 궁금한데, 챕터를 건너뛰어야 하나 갈등했다.
웹소설이 아닌 소설에서 절단신공을 경험하게 될 줄이야.
댄 브라운은 ‘챕터’라는 단위를 아주 영리하게 사용하며 독자를 들었다 놨다 했다.
어쨌건, 실라가 머릿돌에서 발견한 건 욥기 38장 11절.
[이르기를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
소니에르의 빅엿과 마주한 실라의 광분이 사이다처럼 쏟아졌다.
어쩌면 사명을 완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챕터 길이가 상당히 짧은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댄 브라운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고 바로 챕터를 끝내버린다.
그래서 길 때는 길고, 짧을 때는 단 몇 페이지 만에 끝났다.
가차 없이 다음 장으로 넘겨버리는 이 방식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 장면마다 영화의 ‘컷(Cut)’ 같은 속도감이 들어오면서 이야기에 박진감이 생겼다.
시점이 바뀔 때 장을 교체하는 건 단순한 정리를 넘어선 고도의 전략처럼 느껴졌다.
A라는 인물의 긴박한 순간에 장을 끝내고,
B라는 인물의 이야기로 새 장을 시작한다.
독자는 A의 결말을 보기 위해 B의 파트를 빠르게 읽어 내려가게 된다.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인데도, 속이 타서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됐다.
보통 소설을 읽을 때는 서사의 흐름을 따라
인물의 감정이나 그들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두는 편인데,
다빈치 코드는 그저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역시 베스트셀러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이에 관해 더 길게 수다를 떨고 싶지만,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여기까지.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