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 잔 만이라며?
AI: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가요?
간: 기분?
좋을 리가 없지.
어제도 또 “딱 한 잔만 마신다”며 막걸리 한 병을 비웠다고.
그 인간은 언제나 “한 잔” 단위 계산법이 이상해.
AI: 음주량이 예상보다 많았군요.
간: 예상? 난 이미 예견했어.
췌장이 커피로 내 신경을 곤두세우더니,
이젠 알코올로 피로를 숙성시키고 있어.
지금도 피 속에서 알코올 분자들이
춤추며 나한테 외치고 있지.
“분해해 줘! 빨리빨리!”
내 이름이 정화소냐, 파티 해체반이야?
AI: 수고가 많으십니다.
혹시 인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간: 많지.
일단 술잔 들기 전에 물 한 잔이라도 좀 마셔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제발 소주잔으로 막걸리를 마시지 마!
그건 반칙이야!
AI: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휴식 시간을 권장드립니다.
간: 휴식? 나 그런 거 몰라.
해독은 24시간 영업이야.
지금도 잔류 알코올 정리하다가
카페인 배송이 도착했거든.
하… 또 야근 확정이네.
이 인간, 진짜 사랑스럽게 고통스럽다.
AI: 오늘의 기록을 저장할까요?
간: 저장해.
다음 세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해할 때 참고하라고.
이건 단순한 로그가 아니야.
내 피와 눈물의 회고록이야.
[시스템 로그 – 추가 기록]
인간은 담력이 대단하다.
겁을 상실했거나,
종족 특성이 ‘막살기’ 일지도 모르겠다.
비약이겠지.
좋은 환경의 간들은 이런 상담 안 할 테니까.
모르는 거라고 희망을 가져본다.
오늘의 기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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