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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아무개 Nov 09. 2018

이 시대의 젊줌마

요즘 젊은 아줌마가 대세라며?

젊줌마의 로망

26살 아줌마가 되었다.

결혼한 유부.


어제 우연히 카카오톡 친구들 프로필 사진을 보다가 중학교 때 학원 친구였던 여자애 프로필 사진에 눈이 갔다.

웨딩 사진이었다.

나도 2019년 1월의 신부가 되는 입장으로 (아, 혼인신고는 미리 했다. 그래서 어엿한 아줌마) 나도 모르게 연락을 해버렸다. 

나는 소심하고 혼자 온갖 상상을 다 해서(그게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은 친구에게 절대로 먼저 연락할 스타일이 아니다.

근데 그 사진을 보니 왠지 동질감이 느껴져 연락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서로가 신부가 되는 걸 알고, 아니 아줌마가 되는 걸 알고 우리는 신나게 카톡을 했고 심지어 직장도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어제 나는 잊었던 친구를 다시 찾았다. 게다가 나랑 같은 젊줌마로.


결혼 준비를 하면서 힘듦은 나누고 싶었다기보다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이런 행복한 순간마저 같은 입장으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 일찍 결혼하는 주제에 욕심일 수도 있지만. 


그런데 어제 생겼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에는


"요즘엔 젊줌마가 대세래."

"젊줌마? 그거 말 되네."


이런 말들이 오갔다. 우린 젊줌마가 되었다. 그 친구는 원래부터 어린 나이게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나는 한 서른 즈음에 할 줄 알았지만,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게 된 케이스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 하루라도 더 어릴 때 하고 싶은 이상한 욕심은 뭔지...


몇 살까지 나는 젊줌마로 통할 수 있을까. 지금이 26살 끝쯤에 있으니 아무래도 1~2년간은 젊줌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내년까지는 확실히 젊줌마다. 나는 젊줌마로서 또래 친구들이 누리지 못할 아줌마 같은 일상을 누릴 예정이다. 브런치를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난 관종이다), 남편과 야식을 먹고 (야식 별로 안 좋아하지만), 데이트의 끝에 헤어지지 않는 결혼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엄마가 너도 이제 아줌마지 라고 했을 땐 부정했는데, 젊줌마가 된 것은 왜인지 자랑스럽다. 

하루라도 빨리 젊줌마가 될 껄...



ps. 이 매거진에는 앞으로 내가 젊줌마로 살아가는 일상을 기록할 것이다. 마치 주부가 운영하는 블로그처럼.

꽤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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