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천제단에 해외동포 뿌리 찾기 행사 동행하다

by Hi 태백

해외동포들이 대한민국 정체성과 뿌리를 찾기 위해 태백에 머물렀다. 이들은 태백산 만덕사에서 6박 7일간 템플스테이를 하며 한민족의 전통과 역사를 깊이 느꼈다. 머무는 동안 태백산 천제단을 직접 올라갔다. 이 천제단은 개천절에 열리는 한민족 전통문화의 상징적 장소로, 해외동포들과 함께하는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 태백산 천제단 올라가는 행사에 함께 동행을 했다

태백산천제단

4월이 다가오는데도 태백산 높은 곳에는 겨우내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있었다. 미주 지역에서 온 방문객들 중 산행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자연을 천천히 감상하는 삶이었기에, 빠른 걸음에 익숙한 내가 이들과 함께하려면 많은 소통과 이해가 필요했다. 만덕사에서는 홍익인간 정신과 단군 알리기 활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해외동포들은 단군 후손으로서의 자긍심과 뿌리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다.


태백산 산행은 여러 출발지 중 당골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당골 입구에서는 산행 안전과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인한 미끄럼 주의를 당부하며 모두 준비 운동으로 긴장된 몸을 풀었다. 한마음으로 태백산 천제단을 오르기로 다짐 했고, 참가한 모두의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 웃음이 섞여 있었다.


당골에서 반재까지의 산길은 비교적 무난했다. 계곡에서는 겨울 눈이 녹아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힘차게 들려왔고, 나뭇잎들은 찬 겨울을 견디고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반재에 오기르전 경사진 계단에서 부터 난코스가 시작되었고, 본격적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계곡 물소리가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이제부터는 각자 힘에 의지하면서 힘겨운 씨름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반재까지 올라가는 난코스를 극복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국에서 온 동포들도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힘을 나누었다. 숨소리와 입김은 산속 깊숙이 퍼져 나갔다.


모두가 반재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천천히 한 걸음씩 쌓으며 올라가는 속도가 몸에 배기 시작한다. 반재는 태백산 정상으로 가는 중간 쉼터였고,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모두가 완주를 다짐하며 다시 힘을 모았다. 시작이 있으며 끝이 있다. 정상은 마음속에 있고 시작하니 반을 넘어섰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처음 눈을 본 동포도 있었다. 정상까지는 눈길과 평지를 반복하며 올라갔다. 이러한 경사길은 굴곡진 인생길과 같다. 등산객들이 쌓은 돌탑들이 정겹게 보였다. 만경사에 도착했다. 태백산 아래 세찬 비바람과 폭풍우를 맞으며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기도하는 도량이 되는 곳이다. 전국에서 온 산행객들이 쉼과 기도처로 삼는 이곳에서는 ‘용정’이라는 샘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이 정기 가득한 샘물은 태백산 정상의 기운이 땅속에서 솟아나는 상징적인 샘물이다.

태백산단종비각

만경사에서 마지막 힘을 내어 천제단까지 올랐다. 중간에 단종비각을 지나면서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우리 가슴에 단종의 슬픔과 애절함을 전하고 있음을 나누었다. 단종은 영월에서 마지막을 맞았지만 태백산의 산신령으로 전해지며 전설이 되고 있다. 단종비각 앞에서는 고국 방문 동포들과 등산객들이 함께 잠시 역사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단종비각에서 반가운 등산객을 만났다. 문경 엄홍도 마을에서 온 엄씨 성을 가진 분이다. 단종의 신령이 서린 태백산을 찾아 온 것이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

천제단까지 이어진 계단은 한 계단씩 조심스럽게 올라야 하는 인생의 계단 같았다. 태백산 천제단까지 이어진 계단을 한계단씩 무거운 다리를 옮긴다. 계단은 한계단씩 올라야 한다. 인생의 계단이 그러한다. 무리하지 않고 한계단씩 올라가면 정상의 목표에 닿을 수 있다. 어느덧 힘든 고비를 넘고 올라 가다 보니 정상에 도착했다. 저멀리 산정상들이 끝없이 펼쳐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간다. 천제단이 눈앞에 자태를 더러낸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이다. 오래전 모두의 평안과 행복을 빌어 오던 천제단을 만났다. 천제단 계단을 올랐다. 한배검이 바라보는 제단앞에 가져온 간소한 제물들을 올려 놓았다. 모두가 간절히 기도했다. 감격의 모습과 감동의 눈물이 흘려내리는 순간이다.


이렇게 해외동포들은 태백산 산행을 통해 한민족의 뿌리를 확인하고, 단군 정신과 전통을 체험하며 깊은 자부심과 연대를 느꼈다. 산행의 고난과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삶과 역사의 의미를 새기는 뜻깊은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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