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영포티라 하지 마요, 그냥 포티일 뿐.

by 오늘의 바다 보다

나는 87년생, 올해 마흔에 접어들었다. 아, 87년생이 왜 마흔이냐 38이지, 39이지, 그것부터 하지 마라. 이 세상이 옛날부터 나이에 퍽 민감하여, 만 나이 말하고 다니면 나이 어린 척한다며 웃었다. 그래서 국가에서 허락해 준 만 나이의 세계에서도 나는 맘 편히 만 나이를 말하고 다니지 못한다. 누군가 나이를 물었을 때, "아 38이요."라고 말하면 왠지 나이에 자신이 없어 속이는 느낌이 든다. 그런 대범하지 못한 인간이다.


그렇게 마흔을 일찍이 받아들이고 굳세게 살고자 노력하며 사는 중에, '영포티'라는 신조어가 자꾸 목에 걸린다. 그렇다 나는 바락바락 긁히고 있는 중이다. '영포티'의 정의를 찾아보니 '젊은(Young)"과 '40대(Forty)를 합친 말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자 하는 40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단어는 칭찬과 격려가 아니라 비웃음에 색채가 농후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정적인 말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도 약간은 그런 부분을 느껴서 일 것이다. 그래 좀 찔렸다, 나.


그렇다면, 40대가 어려 보이려고 용을 쓴다는 말이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돌아다니는 중에 앞으로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하며 살아야 할까 생각해 봤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아도, '포티(Forty) 다운 옷차림을 나는 알지 못한다.


1. 그냥 원래 입던 옷이다.

30대부터 쭉 사서 입던 내 스타일이다. 더구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시절에 절약을 실천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옷을 살 여력이 없다. 핸드폰에 있는 쇼핑 어플이 무 O사, 지 O재그뿐이다. 사십 대 옷은 어느 어플에 주로 파는가? 알려주시라.


2. 나이가 들 수록 패션에 관심이 사라진다.

나는 그냥 편한 옷을 입었을 뿐이다. 어깨가 결리고, 답답하고 무거운 옷을 견디기 어렵다. 부드러워 착용감이 편하고, 넉넉하고 품이 커서 군살을 가리는 옷에 손이 간다. 요즘 유행이 통이 넓은 바지라 그렇지, 타이트한 스키니진이라면 입으라고 줘도 못 입는다. 배낭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무겁고 불편한 핸드백은 버린 지 오래다. 넉넉한 백팩에 이것저것 다 쓸어 담고 들쳐 매고 다닌다.


3. 젊은 옷이 싸고 사기 쉽다.

어른의 옷은 백화점이나 매장에 찾아가서 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그럴듯한 착장을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든다. 나는 그냥 인터넷을 떠 돌다 보이는 세일 중인 옷을 가끔 산다. 만 원대 이만 원대의 티셔츠와 바지를 주워 입는 편이다.


그렇다면 이 찜찜한 기분은 무엇일까. 나에게 어려 보이고 싶은 욕망이 정말로 없는 것일까?


4. 세상은 나이에 맞게 노화하는 것을 격렬하게 반대한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저속노화에 미친 세상이다. 제 나이보다 두세 살 어려 보이는 것은 동안으로 쳐주지도 않는다. 약간 어려 보이는 것이 기본값인 것 같다. 각종 시술, 수술, 그리고 식이요법들이 시간이 가는 것을 막아보려 부단히 노력하며 발전하고 있다. 나라고 다를 것이 있나. 나이보다 조금은 어려 보이고 싶다. 그래서 가끔 참지 못하고 동생에게 물어보고야 만다. "나 몇 살로 보여?" 사십대로 보이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굳이 돈을 많이 들여 불편하고 나이 들어 보이는 옷을 갖추어 입을 생각이 없다. 이 세상의 '진짜' YOUNG 한 인간들이여. 포티는 그냥 포티이다. 영이라고 콕 붙여 놀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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