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자살하지 않기

죽을 것 같더라도 끝끝내 다시 살아나

by 메건


전에 창업을 막 준비하며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고 다니던 때, 한 대표님께 이런 말을 들었다.

스타트업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표의 자살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살은 진짜 죽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사업적 자살, 즉 스스로 폐업을 결정하고 손을 놓는 순간을 말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파산이나 부도로 망하지 않는다.

대표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할 때 망한다.

회사는 외부에 의해 죽는 게 아니라, 대표 손에 의해 스스로 사라진다.

반대로 말하면, 대표가 자살하지 않는 한 스타트업은 쉽게 죽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실패가 이어져도, 살아 있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장을 보는 것이다.

성공은 확률의 싸움이지만, 생존은 태도의 싸움이다.




나 역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제야 돌아왔다ㅋㅋ

설마 이 정도로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라도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곳에 덩그러니 내던져진 듯했다.

앞이 낭떠러지인지, 주위가 가시덤불인지 보이지 않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 바닥은 점차 늪으로 변했고, 나는 서서히 잠식되어 갔다.

‘내가 사업을 할 그릇이 맞을까’ 의심은 깊어졌고, 도저히 벗어날 방도가 보이지 않았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도 용기지 않을까?’ 물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그만둘 수 없었다.

남은 힘을 다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그 빛을 붙잡고, 다시 살아났다.

에필로그를 쓰는 지금, 나는 프롤로그를 쓰던 그때보다 단단하고, 느리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새로 가려는 길이 편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어쩌면 또 멈추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죽을 것 같더라도 끝끝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꺼질 듯 다시 타오르는 불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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