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3주차 프레시맨의 근황
멀티플 안되는 인간의 단순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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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 적응을 위해 배려받고 업무가 과중하지도 않다. 정오까지 자다가 6시 30분에 일어나니 생활 싸이클은 개벽했고 낯선 공간, 사람, 프로젝트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첫주차에는 매일 칼 귀가해서 12시 이전에 취침, 둘째주부터 취침시간이 슬금슬금 늦어지더니 한두시에 잠들고 회사에서 영혼탈락 상태. 잠. 제일 중요한 잠이요, 잠. 알잖아요, 너도.
나쁜 자세가 누적되서 입사 무렵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근육, 근력 없으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망합니다, 망해요. 허리가 쑤시고 다리가 저릿했고 며칠 새에 저린 범위가 넓어져서 쫄아 있었다. 진료받고 약먹고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받고 도수치료도 예약했다. 매일 밤 폼롤러 마사지를 하고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하며 일주일 남짓 보냈더니 증상은 호전되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새로운 환경-낯섦/부담-적응과 발병-심화-호전의 사이클이 함께 돌았달까요...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서 부유, 헤엄, 침수 뭐가 됐든 선택과 불가항력의 뒤섞임이 지나가고, 불안과 불편, 편안과 자기집중도 선택과 불가항력의 혼합. 휩쓸림보다는 결정의 비중이 높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실체 모를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보며 '뭐 대순가, 그냥 하면 되지'하는 담담함을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 뭐 그런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주업이 생겨 생활이 단순해진지(동시에 묵직해진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금이 꽤 마음에 들고요, 그 만족감이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지금 좋은 게 최고입니다.
뭐.. 그래요,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고 만족스러우면 즐기면 되는 것. 덤덤하고 단순하게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