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초, 중, 고, 대학교 졸업을 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나는 길다면 길게 사회생활을 했다. 운이 좋게도 전공을 살린 일을 하게 되었고, 첫 직장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더 재미있는 일까지 할 수 있었으니 즐기며 일을 했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유독 선임 복이 없었기에 처음부터 혼자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 덕에 단기간에 다양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 경험들로 인해 또 다른 길들이 열렸던 것 같다.
즐기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일을 하며 모든 상황들을 즐길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일하면서 즐겨봤던 경험이 있었기에, 샛길로 빠졌더라도 다시 그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젊은 열정을 다한 9년의 사회생활을 결혼과 동시에 잠시 멈췄었다. 이유는 하던 일과 관련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기에 선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계획한 대로 되는 법이 없듯이 나에겐 아이가 생겼고, 같은 분야에 육아를 하면서 다닐 수 있는 직장으로… 즉 현실과의 타협에 맞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출산, 육아 휴직을 하며 6년 정도를 일했다. 하지만 이 일도 둘째 아이를 임신하며 그만두게 되었다.
일을 즐기며 했던 나의 젊은 날과 비교해보면 현실과 타협한 ‘일로서의 일’은 성취감도 덜했고,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생활이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쳤다. 그래서 둘째 아이의 소식은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아쉬움보다 타협한 직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도피 사유로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렇게..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일하는 사회’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육아에 전념하며 그냥 터부시하고 넘어갔던 날들에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지금의 나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사진으로 가득 찬 사진첩, 아이 스케줄과 가족의 대소사만이 체크되어 있는 캘린더, 나를 우선으로 생각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뭔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발견한 저 밑에 가라앉은 내 자존감…
마음을 가다듬고 여러 날동안 온전히 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그 생각 끝에 난 일하며 자존감이 채워지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오랜 시간 일하는 ‘사회에서 OUT’해 있던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끊임없는 의심과 주저함이 드는 게 사실이다. 열정으로 가득했던 나의 20대에 비해 지금의 난 요즘 트렌드에선 벗어난 40대 아줌마라는 게 현실이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든든한 평생 짝꿍이 있는 아내이자, 엄마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기획자다.’라는 생각의 자기 체면을 걸며 다시 일하는 사회에 들어가 보려 한다.
“엄마의 삶을 위해 잠시 자신의 시간을 멈추었던,
그래서 다시 ‘나’를 찾고자 함에 있어
주저하는 동지들에게 파이팅을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