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브런치'

다시 똑똑똑

by eun

‘브런치’로부터 귀여운 협박을 계속 받아오다 심적으로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는 지금에 다다라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제가 가장 많은 글을 썼을 때를 떠올려 보니, 뭐니 뭐니 해도 일을 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업무상 글을 많이 썼던 터라 겁 없이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전시관에 설명글을 주로 썼던 터라 대부분 전문 지식의 정보전달이 목적인 글로 딱딱하고 있어 보여야 하는 어려운 글을 주로 써야만 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한참의 공백기를 거친 후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에세이를 시작으로 동화, 웹소설 등등. 내가 어떤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어떤 글을 쓸 때 재미있는지 알지 못했기에 글의 여러 분야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내가 쓴 글을 남에게 공개해도 될까, 였습니다. 써놓은 글에 대한 스스로의 검열이 끝나지 않았고, 다른 이가 내 글을 본다는 것이 마냥 쑥스럽고 부끄러워, 유일하게 신랑에게만 보여 줬었습니다. 저희 신랑은 제가 새로 시도하는 것에 응원하는 마음이 큰 사람인지라, 늘 긍정의 회신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고 쌓아놓기 식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녔습니다. 혼자 자신감 넘쳐하다가도 한없이 무너지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제가 쓴 글이 신랑이 아닌 저를 모르는 삼자에게 글을 보여줘도 되는 정도가 되는지 확인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게 브런치 작가란 무엇인지, 승인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브런치 작가 도전 후기들을 찾아보며 점점 '한 번에 승인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번 낙오할 것을 각오하고 브런치에 아이를 생각하며 써두었던 글 몇 편과 자기소개, 작성할 글의 계획을 밝히고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며칠 후, 믿기지 않는 승인 메일을 받게 됩니다. 처음 그 승인메일을 받았을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어찌나 신이 나던지요. 그 당시 글쓰기에 대한 저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상태라 브런치 작가 승인메일은 '당신은 글을 써도 괜찮겠어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글 쓰는 건 어렵습니다. 브런치 승인을 받고 많은 글을 담아내지 못한 결과는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너무 한 번에 승인을 받아 초심을 잃었던 건 아닌지... 카톡으로 아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제 게으름을 탓하고, 무능함을 탓하며 스스로에게 찔렸습니다. 글을 써도 좋을 것 같다고 허락해준 ‘저의 브런치'에 초심으로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을 다짐으로, 완벽해야 발행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조금은 내려놓고 나에게 용기를 준 브런치의 문을 다시 두드려 봅니다.


"미안해요, 브런치! ㅠㅠ"




매거진의 이전글마음을 헤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