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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Feb 20. 2024

'공동육아'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하다

Written by 클래미

1년에 한 번씩 만나는 대학교 선배가 있다.


서로 워낙 멀리 살기도 하고(위례-여의도), 선배는 2살짜리 아이를 키우느라 육아 때문에 많이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면 1년 동안의 근황을 털어놓느라 장르를 넘나들며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나눈다.


참고로 선배는 컴공과를 졸업하고, 현재 IT 기업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인문학적(?) 생각에 가끔 놀라곤 한다. 몇 년 전에는 본인이 자녀를 낳으면 '심리학'을 공부하라고 말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는, 요즘 딥페이크 기술로 인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로서 우리 다음 세대는 이로 인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크게 느낄 테고 분명 테라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딥페이크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관련 기술을 더 배워야 하지 않을까가 아닌, 반대편의 관점에서 고민하는 방식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선배 같은 경우, 주변에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이 없어 나를 만나면 거의 1년 동안 묵혀둔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나 같은 경우 워낙 이런 주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만날 때마다 색다른 영감을 받고 오곤 했다.


2024년 1월에도 어김없이 캐치업을 하기 위해 강남역에서 만났다.


나 같은 경우 '아크'라는 웹 브라우저를 만드는 미국의 테크 스타트업과 마케팅 협업하는 근황을 공유했다. 선배 같은 경우, 요즘 월 100~200 정도의 부수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꼭 개발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크게 리소스가 들어가지 않은 채 빠르게 시작하고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말이다. 그래서 최근에 본인이 미디어 아트쇼(어두운 공간에 고흐 그림 같은 형상을 레이저로 쏘는 전시 방법)를 보고 왔는데, 인생네컷 같은 스티커 사진관에서 배경을 좀 더 획기적으로 바꾸면 수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했다. 예를 들어서, 코스프레나 애니메이션 덕후를 타겟해서 만화나 캐릭터 이미지를 배경에 띄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본 인생네컷 사진관에 배경이 대부분 흰색임을 감안하면, 그것만으로 차별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엄청 스케일업할 수 있는 '사업'이 되긴 어려워도, 작은 공간을 임대해서 기계를 설치하고 무인으로 운영하거나 잠깐씩 가게에 방문한다면 월 100~200 정도는 벌 수 있는 '장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주변에 아마존에 다니는 지인도 사이드로 파티룸을 운영하면서 그 정도 수익을 번다는데, 어쩌면 큰 스트레스 없이 (오히려 본업과 달라서 더 리프레시가 될 수도) 편한 마음으로 시작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생/대학생 사이 바이럴이 되도록,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열심히 해야겠다 정도의 작은 코멘트를 줄 거밖에 없었다.


그 밖에 몇 가지 다른 아이템도 나열했고 (실제로 도전했다가 공모전에서 탈락해서 접기도 했고), 모두 하나씩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본인이 진짜 구상 중인 메가 아이템이 있다고 했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 자세히 설명해 주겠다고 했다.


"공동육아"가 뭐지?


결혼 4년 차지만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육아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의 경우 앞서 말했다시피 2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다. 어느 날 아이를 트림시키기 위해서 등을 토닥거리며 창 밖을 바라보았는데, 7명의 어머니들이 각자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들의 표정이 다들 너무 지쳐 보였고, 아이들끼리 서로 같이 놀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노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문뜩 여기서 2명은 집에서 쉬고 나머지 5명의 어머니들이 7명의 아이들을 같이 돌보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공동육아(혹은 품앗이 육아)에 대한 니즈를 느꼈다고 했다.


육아라는 게 육체적 힘듦도 있지만, 말 못 하는 아이와 하루종일 집에서 독박육아하는 정신적 힒듬이 더 크다고 한다. 따라서, 베이비시터나 보육교사를 매칭해 주는 것도 좋지만, 같은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는 '육아동지'가 있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마치 군대를 갔을 때 아무리 시설이 좋고 밥이 잘 나와도, 좋은 동기와 동료를 만나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주변에 우울증 약을 먹는 어머니들이 많다고 한다.


선배 같은 경우 직접 몸소 경험하고 있으니 이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나 같은 경우 그렇지 않다 보니 긴가민가 싶었다. 그래서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가설 검증 해보기로 했다.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우선 서비스가 있다는 가정 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집되는지를 체크해 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랜딩페이지만 만들어보고 광고를 돌려서 얼마나 클릭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기껏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전혀 셀링이 안된다면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공동육아 모집부터 받아보기 시작했다. 다음 편은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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