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클래미
대학교 때 친구들과 '키위가 제철'이라는 요상한 이름의 밴드를 결성하여 음악을 자주 만들곤 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고, 대신 작사와 작/편곡을 맡은 프로듀서 역할을 맡았다.
지금까지 만든 노래를 합치면 15곡 정도 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Coming Home'이다. 노래는 군대 가기 전 2014년 가을에 만들었고, 뮤직비디오는 2016년 겨울에 군대 휴가 중 친구들과 찍었다. 이 노래를 비롯한 다른 음원들도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MV] 키위가 제철 - Coming Home
[스틸컷]
이 노래에 가장 애착이 가는 이유는 나의 헛헛한 심정과 상황을 잘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7년이 넘는 유학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고, 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많이 우울했다. 그래서, 휴학을 결정하고 한국으로 잠시 들어왔을 때 만든 노래다.
가사는 제목만 봐도 알다시피 집에 대한 내용이다. 그동안의 긴 유학 기간을 여행으로 표현했으며, 세계를 돌고 돌아 비로소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이다.
[가사]
They were telling me that I was the lucky one
사람들은 제가 운이 좋은 아이라고 말했죠
And I was living on the other side of the world
제가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요
You don’t know what’s like to be away from home
하지만 당신은 집 떠나 사는 것에 대해 모릅니다
That I’ve been traveling years to get here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떠돌다 이곳까지 왔는지요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ve been traveling years to get here miles to come home
오랜 기간 먼 길을 여행한 후 집으로 돌아옵니다
Years of loneliness have never felt so long
외로움은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고
As the distance, the anxiety grows along
멀어진 거리만큼 불안도 커졌죠
Beautiful weather, buildings, and the oceans,
아름다운 날씨, 건축물과 해변은
But I’m not talking about these anymore no more
제겐 더 이상 별다른 의미가 없죠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ve been traveling years to get here miles to come home
오랜 기간 먼 길을 여행한 후 집으로 돌아옵니다
One day I’m coming home to hear the sound of my mother’s laugh
언젠가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웃음소리를 듣고
One day I’m coming home to eat the food that I’ve missed so badly
그토록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죠
Been traveling for years to get here
저는 오랫동안 여행을 했고
So much work to keep running towards here
힘들게 이곳까지 왔으니까요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I’ve been traveling years to get here miles to come home
오랜 기간 먼 길을 여행한 후 집으로 돌아옵니다
유학을 여행에 비유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 돌아오고 친구들과 한동안 광고 영상을 찍는 일을 했는데, 어머니께서 중국 하이난으로 가족여행을 가자고 하셨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았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동안 매년 기숙사를 옯겨다니면서 룸메이트를 찾아다니고 매일같이 똑같은 학식만 먹다 보니, 집 다운 집에서 어머니의 밥을 꼬박꼬박 먹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했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여행 다녀온 기분이에요.
한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집에 정착하고 지내고 싶네요.
물론, 처음에는 어머니께서는 놀러 가는 여행인데도 왜 함께 못 가는지 이해하시지 못했다. 따라서, 연말에 여행을 가자고 말해놓고도 가기 직전에 취소했으며 엄청난 위약금을 지불했다. 쓴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도저히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학생은 비슷한 경험과 심정을 겪고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은 매우 감사한 기회이지만, 그만큼 많은 책임감과 외로움이 따라왔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낯선 환경을 매번 부딪치면서 적응한다는 것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음악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단지 나랑 비슷한 마음을 느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결국, 내가 이 곡을 쓰게 된 이유와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나 같은 유학생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올라온 자취생, 오랫동안 해외 출장을 나간 직장인 등 잠깐이라도 익숙한 곳을 떠난다는 것은 아주 도전적인 일이다. 그리고, 비로소 집으로 돌아오면 그동안 작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나의 작은 방과 침대가 그렇게 소중하고 포근하게 느껴질 수 없다.
유학을 하면서 집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배운 점이 있다. 영어와 미국 문화가 훨씬 익숙한 교포라도 본거지가 한국이라면 본인을 한국인이라고 인식하고, 반대의 경우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언어, 문화를 초월하여 집의 의미가 한 사람의 정체성을 꽉 잡고 있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홀로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느끼는 고통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언젠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거나, 이곳에 정착한다면 당신의 집이 될 것이다. 다만, 변화가 필요한 만큼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나도 비슷한 시련을 겪었으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함께 하는 사람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 같다.
이 노래가 당신의 외로움과 힘듦 그리고 고통과 함께하고 치유할 수 있으면 진심으로 좋겠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장소는 감사하게도 경기도에 사는 친구를 통해 2층 집을 빌려 구석구석 찍었다. 그리고 당시 영상 프로덕션을 같이 운영했던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 매번 그렇지만 초저예산으로 초고퀄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와 감동의 마음을 또 전한다!
[Credits]
Music
Lyrics : Clemi, Ella Rae
Composed : Clemi, Swanie
Arranged : Swanie
Video
Producer : Patrick Clement Han
Starring : Soomin Lee, Gaeun Park
Director : Seunghyuk Yang
Director of Photography : Seok Choi
Editor : Seunghyuk Yang, Seok Choi
Art Director : Jaehun Kwon, Jeongsun Park
Location Manager : Justin Kim
Artwork
Design : Sungha 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