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클래미
We’re not building a web browser | 01.30.24
회사 이름이 "The Browser Company"인데 더 이상 웹 브라우저를 만들지 않는다니요?
며칠 전, 신생 웹 브라우저 "아크"를 개발하는 The Browser Company에서 유튜브 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영상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특히 서비스를 개발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되어 느낀 점을 공유합니다.
On January 30, 2024, The Browser Company will reintroduce itself to the world. Nobody needs a new web browser. But we do need a better internet. 01.30.24. See you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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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New in Arc? v1.12.2 contains a patch for the latest Chromium zero day.
**국내 아크 유저를 위한 "오픈채팅방"에 초대합니다!**
https://open.kakao.com/o/g7j4cBSf (비번 : arcuser)
CEO 조쉬가 4년 전에 The Browser Company를 설립하고, 내부적으로 몇 차례 피봇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더 큰 피봇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예전에 조쉬가 유튜브에서 빅테크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아크의 유저 수는 여전히 우상향 하고 있어 KPI를 잘못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아크가 초반부터 잘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결국 그게 PMF가 잘 맞아서였을까요? 아니면 조쉬의 말빨과 인맥, 멋진 브랜딩 때문이었을까요? (오히려 너무 빠른 초기 성공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알다시피 아크는 시장 데이터보다는 조쉬의 직감에서 시작된 서비스입니다. 다행히도 그 직감에 많은 투자자, 직원, 유저들이 공감하고 응원해 주었고요. 하지만 본질은 제품이기에, 지금 다시 본질을 다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용 회계사가 언제 유튱업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코스트코가 잘되는 이유는 초기에 양재 지점 때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좋은 브랜딩이 된 것도 맞지만, 결국 최저가를 잘 유지하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유통에서 본질은 무엇보다 가격이라는 것이죠.
주변에 아크 브라우저를 소개할 때, 힙한 UI와 편리한 UX 등을 언급하곤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컴퍼니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아이폰이 휴대폰을 혁신한 것처럼, 아크는 인터넷을 혁신하겠다는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크가 그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쿨한 제품에 업계 추종자들끼리만 서로 박수치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 조쉬가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피봇이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등 빠를수록 사업의 본질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죠.
하지만 아크가 늘 너무 투명하게 소통하는 탓에, 이러한 중대 발표가 팬들에게 신뢰를 꺾는 부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조쉬가 Lenny's Podcast에서 이사회 현장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 것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는 맞지만, 또 너무 선을 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크는 팬들과의 솔직한 소통이 큰 경쟁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의심 속에서도 아이폰과 같은 게임 체인저 제품을 출시해 줄 것을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2024, Act I is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