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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희 Dec 22. 2015

#0 Hello World

D모고 IT 교육봉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10월이였나, 11월이였나. 나는 그 당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아니, 생각을 하고 살기 싫었다고 해야 하나.

찬란한 고등학교 2학년 인생과 성적을 무식하고 잔인하게 잡아먹었던 대회가 끝나가던 시점, 동아리장으로 있던 우리 동아리에는 문제가 생겼다. 동아리에서 팀원들이 웹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고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데 서버가 없다. 정확히는 있는 서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당황하면서 머리를 굴렸지만, 방법을 찾을 수 없었고 약속은 지켜야만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찾은 Microsoft의 BizSpark에 지원해보기로 한다. 붙을 리가 없을 거라는 확실한 생각 아래, 나는 당당하게 썼다.


D 모 고등학교 학생입니다.
교육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서버가 필요합니다.
제발 주세요ㅠㅠ


어떻게 보면 찌질한 감성팔이 쪽글을 쭉 써 내렸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솔직히 그때의 나는 될지 안될지도 몰랐다.

생각도 없었고 심장이 뛸만한 일을 찾아 방황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 일주일 뒤였나, 텅텅 비어 있어야 할 메일함에 한 통의 메일이 왔다. Microsoft였다.

내용을 봤는데, 딱 한 줄 쓰여있더라. 대강 이런 식으로. "D모고 학생이시군요, 말할게 있는데 전화해도 될까요?"

솔직히 당황하긴 했는데, 일단은 전화가 와서 받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보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일단 BizSpark에 통과해서 동아리 친구들에게 서버는 줄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나는 머리에 야구방망이를 한대 치는 듯한 말을 그 다음에 들었다. "프로그래밍 교육 동아리라면서요?"


"우리랑 같이  교육봉사해보실래요?"


몇 번을 되묻고 너무 텐션이 오른 나머지, 한 30분 넘게 1 반부터 6반을 돌며 마이크로소프트 만세만 외쳤던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나와 친구들의 교육봉사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교내에서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모아 팀을 꾸려서, 월요일 저녁시간마다 넉넉한 세미나실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을 했다. 너는 파이썬을 가르치니, 루비는 느리니까 안된다느니, IoT를 한다느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뭉쳐서 하나의 커리큘럼을 만들어갔다.

그러다 우연히 Hour Of Code Asia-Pacific 행사 관련해서 친구들과 Microsoft Korea 본사에 갈 일이 생겼다. 수능날 조금 추운 날씨에 광화문에 모인 우리는 기대에 가득 찼다. 넓은 회의실과 대단한 사람들, 행사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와 프로젝트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 물론 우리를 담당하시게 된 분이 쏘신 큰 사이즈의 피자와 콜라는 기숙사 생활에 찌들어 있는 D모고인들에게 한 줄기의 힘이 되었다. (감사합니다...)

어쨌든, 그날 이야기를 하다 프로젝트 이름을 뭘로 할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고민하다가 결국 한마디 뱉었다. "우리 학교의 호O 선생님의 첫 차시 수업에서 따와서... '설리번'. '설리번 프로젝트'"

처음에 별로다 라고 했는데 결국에는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설리번 프로젝트"가 되었다.

그날 Microsoft Korea 12층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드디어 심장이 뛰는 일이 생겼다고. 내가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거라고.




설리번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던 학생 여러분에게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최고의 IT 관련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래밍을 가르쳐드리는 프로젝트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들,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12월 30일까지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ullivanproject.in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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