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에 대하여
개역개정 마태복음 11장
2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30.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무슨 말씀인지 이해는 갔지만 오랫동안 체득되지 않는 말씀이었습니다.
요즘 저에게 주어진 많은 역할들이 제가 해결해야할 업무로 느껴질때 아버지 하나님 저를 푸른 잔디가 있는 평온한 동산으로 부르시는 상상을 합니다.
그 때마다 저는 해야 할 일들을 짐으로 넣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갑니다.
그 짐의 무게가 적당하지 않습니다. 때론 벽돌을 잔뜩 넣은 것 같이 무거워 어깨가 짓눌립니다.
예전에 전 이 구절을 제멋대로 이렇게 읽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가 해결해 주마”
예전에 남편이 주님께 가져오라는 구절은 없는데… 했던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그렇지? 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시고 난 주님이 맡기신 일을 하라는 뜻이 아닌가?’ 하고 의아해 했었습니다.
얼마전 이 구절을 다시 생각하며 다시 약간은 제 멋대로 ‘아!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포커스와 주님의 날 키우시고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포커스가 다르구나. 그러니 내 짐을 주께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고 가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평온한 아버지의 동산에서 제 등에 매어져 있던 돌덩이 같은 배낭을 내려놓고 아버지 앞에 가는데 자꾸만 그 배낭이 신경이 쓰입니다. 왠지 해결해야 할 것 같고 자꾸 뒤통수에서 끈 하나가 연결되어 ㅇㅆ는 것처럼 신경이 쓰입니다. ‘난 왜 내려놓지 못하지? 난 언제 마음이 가벼워지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네.. 전 음식을 잘 처분하지 못합니다. 시기를 놓쳐 죄책감 때문에 덜 싱싱한 것을 그냥 방치해 두었다가 급기야 썩으면 아.. 할수없네 하고 쓰레기 통으로 돌이킬 수 없게 버립니다.
오래된 물건들도 유통기한이 지나면 할수없네… 합니다. 여행갈 표도 도 저렴한 것을 사야하는데 하며 갈등하다가 마지막 표가 남았을때 할수 없지 하며 비싼값에 삽니다.
그렇게 일들이 재 책임의 영역에서 떠나갔을 때 마음이 편안한 나 자신을 봅니다.
그런 제 성향으로 제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때문에, 내 책임아래 깔끔히 정리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주님의 동산에서 내려 놓으라고 한 제 짐에 여전히 미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마태복음 11장 그 구절을 찾아 다시 보았습니다.
구절을 보니 짐을 가져 오라는 말씀도 거기 내려 놓으란 말씀도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덧붙인 생각들이었습니다.
제가 ‘그 무거운 짐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어떻게 할까요?’ 다시 여쭈었을때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놓고와도 되고 가지고 와도 된단다. 내가 가르쳐주고 인도할거야. 상이것 좀 보자. 너무 힘들고 무거웠겠네. 자 책임은 내가 지고 이번 것은 쓰레기통으로.. 다시 찾을 수 없으니 안심하렴. 가져가 주십니다.
오늘 아침 Mri검사를 받으러 가면서 구절의 이해는 다층적으로 될테지만(무거운 짐을 지고자기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자기 중심성에대해 꾸짖으심으로도) 오늘 저를 안쓰럽게 보시는 아버지, 제가 이해한 바에 대해 남편과 그 생각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저를 이해해주시는 아버지께 감사했습니다.
Mri 검사를 받으며 그 생각들에 대해 다시 한번 아버지와 대화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으시고 지켜봐 주십니다. 그래서 저 제 안에 있는 묵은 짐들을 꺼내보이는데 너무 너무 많은… 대부분 쓸데없고 아타깝게 여겨지는 검게 썩은 짐들이 한 가득씩 나옵니다. 무엇이든 들어가면 화석이 될때까지 있는 냉동실 같았습니다. ㅎㅎ 주님이 거둬서 다 버려주셨습니다.
물론 저의 오래된 그런 습성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 않지만 아버지가 봐주고 계시니 좋습니다.
지난번 박영선 목사님 이사야 설교에서 인상깊었던 말씀은 “고난이 없는 삶은 가짜다”였습니다.
나의 어떠함과 관계없이 나의 삶을 엑스트라가 아닌 주인공으로 이끄시고 항상 카메라가 주인공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위대한 삶으로 이끄시고 있는 하나님의 열심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라고 하신 말씀도 기억이 납니다.
제가 쭈글아라고 생각했던 저는,
야곱과 같은.. 아니 그보다 못한 저에게…
저의 어떠함이 아니라 그냥 사랑하셔서…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왕족의 삶보다 고매한 주님의 레슨 과정에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게 하실 때마다 참으로 믿겨지지 않고 황송하며 감사합니다.
물론 검사가 끝나갈때즈음 제 마음은 한번 두려움으로 휩사이기도 합니다.
결과가 어찌될지.. 원치 않는 수술을 하지 않게되길.. 하면서요. 그러면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아! 내가 무서워하고 있구나..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조금 방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