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힘들었다.
올해 기숙학원 담임으로 올해 맡은 학생들의 수능 결과가 좋지 않아 기분도 씁쓸하다.
2할 정도가 생각지도 않던 낮은 성적을 받았고, 모의고사 때 곧잘 했던 학생들도 수능에서는 크게 미끄러지거나 망해서 수능 성적표 취합 때 잠수타는 일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나온 점수를 바꿀 수 없으니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방향을 체크해서 최대한 좋은 대학교에 지원할 수 있게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정시 상담 일정을 공유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담 신청을 안내하고 상담 신청서를 받아 2일 동안 정시 상담을 준비했다.
반 학생들 중에서 내게 정시상담 신청은 약 80% 정도 신청했다.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 중 5%는 수시에 합격해서 정시 상담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남은 15%는 잠수 탔다. 보통 이런 경우는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경우라서 알아서 잘 할 거라 믿는다.
정시 상담을 준비하는 동안 꽤 막막했다.
전에 학생들의 수능 성적표를 취합하며 대충 대학교 라인이 머릿속에 정리되었고, 상담 준비를 하며 세세하게 확인하니 생각보다 괜찮은 대학교가 없었다. 더불어 학생이 원하는 대학교와 내가 합격하겠다고 생각하는 대학교의 괴리가 큰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대학교 지원에 대한 최종 결정은 학부모와 학생이 하는 것이기에 학생마다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여 꼼꼼하게 준비해서 별 다른 일 없이 끝날 거라 예상했다.
허나 계획과 달리 막상 정시 상담을 하면서 변수가 너무 많았다.
보통 성적에 따라 대학교와 학과를 정하곤 하는데, 오히려 지역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대학교와 학과를 정하려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 경우엔 쓸 수 있는 선택지가 극과 극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최초합은 쓰지 않고 추합과 스나이핑으로 3장을 써서 네임벨류가 높은 대학교를 가려고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부모님의 주도로 대학교와 학과를 결정하려는 케이스도 있었다.
더불어 그 동안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연락와서 다음 날 정시 상담 하고 싶다고 하면 아무런 준비 없이 해야 하는 터라 난감하다. 그렇지만 이런 케이스는 그 동안의 경험치가 있어 현장 박치기로 어찌어찌 했다.
제일 난감 헀던 건 정해진 시간에 연락이 되지 않거나 오지 않아 펑크가 나기도 했었는데, 이 또한 잘 해결했다.
이렇게 올해도 정시 상담을 잘 마무리 되었고, 좋은 대학교와 학과를 써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