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도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엄마도 성장한다.

by 샨띠정

아침에 등교하는 딸아이와 식탁에 앉았다.

딸아이는 아침에 눈을 뜨고 엄마와 마주한 자리에서 숟가락을 들더니 중요한 증서라도 내놓는 듯 내게 말을 던져놓았다.


"엄마는 나 기르지 말걸... 괜히 왜 나를 키웠어?"

"너 때문에 화난 거 아니었어."

"그래도.."

"엄마도 엄마 자신에게 화가 날 때가 있어. 미안해."

"괜히 힘들게 왜 나를 키워?"

"엄마는 내가 샤이니 엄마여서 너무 좋아. 그런 말 하지 마."


전날 밤에 혼자 스트레스받은 엄마가 아이에게 화를 냈었다. 짜증도 내고, 다그치고... 그랬다.

엄마가 불안해서, 아이를 제대로 잘 돌보며 양육하고 있는지 자신이 없어서임이다. 그건 아이의 문제보다 엄마의 문제였다.


그런데 아이는 밤새도록 고민하다가 엄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었다.

나비 같은 딸

우리 딸은 알고 있다.

우리가 왜 시골에 와서 살고 있으며, 시골 작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를 안다. 그리고 자신이 학교에서 많이 부진한 학생이고 학습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이라는 것도, 엄마 아빠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다.

노력해도 여전히 한국어와 학교 수업 그리고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감은 점점 두려움과 불안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입에는 "못해" "어려워" "포기해" "안 할 거야" "싫어"가 스티커처럼 붙어 있다.


엄마는 느긋하게 아이의 속도에 맞추며 다그치지 않으려 애쓰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마에게서 오는 압박감이 많아 보인다.

엄마를 기쁘고 해 주며,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픈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린다.


반에 세 명의 여자 아이가 있는데, 엄마한테 와서 친구에게 같이 놀고 싶다고 전화해달라고 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친구 관계까지도 엄마가 챙기고 관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거절감에 두려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저려오는 가슴을 꾹 눌러 가라앉혀야만 했다.


실패할까 봐...

못할까 봐...

못해낼까 봐...

실망시킬까 봐...

틀릴까 봐...


우리 딸은 그렇게 매사에 미리 두려워했던 것이다.

나는 그걸 진작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하위권이나 바닥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도 마찬가지다. 뭐든 큰 어려움 없이 앞서서 잘하는 이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바닥을 헤매면서 어렵게 희망 하나조차도 붙잡기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이제야 눈을 떠서 바라본다.


약자가 살아가기 힘든 세상.

그러나 나는 약자도 어깨 펴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조금 잘해도 잘난 척하지 않고,

못해도 위축되지 않는 세상...


엄마는 신실하신 주님을 의지하며,

소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도 슬프거나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인정해주는 엄마.
다그치거나, 미리 당겨서 걱정하지 않는 엄마.
나도 그런 엄마가 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