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졸업생의 친구 이야기

초등 졸업을 하는 딸아이

by 샨띠정

"엄마는 친구가 많은데, 나는 왜 친구가 없어?"

엄마의 카톡 친구 목록을 보며, 딸아이가 불만 섞인 말투로 항의를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엄마도 그리 많은 친구가 있는 건 아닌데...

딸아이가 보기엔 몇 백 개가 되는 엄마의 카톡 친구 목록이 어마어마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엄마도 그중에 친하게 자주 연락하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우리 딸은 알까?


인도에서 친했던 친구들 이름을 종종 소환하며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딸아이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다.

인도 학교에서

한국에 와서 사귄 몇 안 되는 극소수의 친구들이 있어서 그나마 감사하지만, 수원에서 만난 친구들은 자주 만날 수가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용인 장평초등학교는 시골 숲 속의 작은 학교라서 아이들이 많지 않으니 친구도 자연스레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전 학년 아이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언니 동생처럼 형제자매로 서로를 챙기며 가족처럼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5학년 2학기에 전학을 와서 같은 반에 있는 세 명의 여자아이들.

5학년 때만 해도 친구가 없다고 했었다. 늘 친구가 없다고 입이 나와 있기가 일쑤였다.

6학년이 되었을 때는 드디어 친구가 생겼다고 기뻐하던 아이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친구를 초대해서 집에도 데려오고, 생일 파티도 하고, 함께 에버랜드도 다녀오며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실 친구들과 에버랜드에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딸아이를 위해 11월 첫 주 토요일 하루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를 위해 수고했던 날이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따라온 5학년과 4학년 동생들을 위해 나는 에버랜드 인솔자가 되었던 날이다.

에버랜드

그날은 내가 에버랜드에 가서 놀이 기구를 하나도 타지 않고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가디언 역할을 해 준 내 생애에서 처음 있었던 날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기구를 따라잡기도 힘들고 해서 그저 따라다니며 기다려주고, 간식 하나씩 들려주며, 커피를 마시며 사람 구경하던 게 내 역할의 전부였다.


그래도 아이가 환하게 활짝 웃으면서 깔깔거리며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고, 넓디넓은 온 에버랜드를 휩쓸고 돌아다니는 모습만 보아도 엄마는 그저 행복해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11월의 첫 주였고, 코로나 방역 지침도 완화가 되던 때라 사람이 많아도 정말 너무 많은 날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밤 8시까지 놀겠다고 하더니, 햄버거 세트를 저녁으로 먹고 나서는 다시 9시로 연기되고 말았다.


슬슬 지루하고 추위가 몰려오던 터라 나는 정문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체온을 녹이기 위해 차를 마시며 기다렸는데, 9시가 되니 카페 문을 닫아버렸다.

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는 나를 생각을 하기는 하는 건지..."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요..." 전화기 너머로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국은 9시 30분이 되어서야 에버랜드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다행히도 정문으로 마중 나온 남편과 다*엄마 덕분에 편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보니 그날의 추억이 너무 감사하다. 피곤하고 힘든 날이었지만, 샤이니 엄마가 가까운 어딘가에서 기다리며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마음을 안심하게 하고 즐겁게 했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이었다.

용인 장평초등학교 교정

그 후로 딸아이에게 친구가 더 생겼다.

졸업을 앞두고 이제 더 친해진 아이들이 어떻게 헤어질지 걱정이다.

아이들은 각각 다른 중학교로 배정을 받아 이제 곧 헤어져야 하는데, 아이들은 더 마음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졸업식 전에 아이들끼리 파티를 하겠다고 카톡 그룹방이 바쁘다.


다음 주 금요일, 1월 7일은 아이들의 졸업식이다. 졸업 가운을 입고 사각모를 쓴다고 들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마치 대학을 졸업하는 다 큰 어른 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부디 숲 속 초등학교에서 만나 함께 했던 친구들이 성인이 되어서 까지도 좋은 친구로 남게 되길 바라는 건 엄마의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