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겁이 많은 내가 인도에서 혼자 우버(Uber)를 타고 다닐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혼자서 택시를 타고 인도를 돌아다니다가는 큰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우버(Uber)의 시스템이 많이 향상되었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계획에 전혀 없었던 인도에서의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인도 학교 한국어 수업을 하기 위해 필수였다. 일주일에 두 번,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교통비로 우버(Uber)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인도 학교로 수업을 하러 다녔다.
내가 한국어 수업을 했던 그린웨이 모던 스쿨(Greenway Modern School)은 한국 문화원에서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리는 곳이며, 더군다나 델리 외곽에 있어서 내가 혼자 운전해서 다니기에는 벅찬 곳이었다. 인도에서 자가운전을 했었지만, 가능하면 낯선 곳이나 위험한 곳에는 혼자 운전해서 가지 않았다.
그래서 위험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우버(Uber)를 이용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부에서도 인도학교에 한국어 수업을 하러 가는 선생님들에게 교통비를 지급했는데, 우버(Uber) 택시요금으로 정산하는 것이 편리하기도 했다. 그 당시 왕복 요금이 600루피(원화 1만 원) 정도가 나오는 거리였으니 꽤 먼 장거리 여행이었다.
인도에는 미국에서 들어온 우버(Uber)와 인도 토종 운송 서비스 올라(Ola)가 있다. 어느 것으로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나는 우버(Uber)를 선택했다.
처음으로 우버(Uber) 택시를 타기 위해 휴대폰에 앱을 다운로드할 때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다. 과연 안전할까? 제대로 학교를 찾아갈 수 있을까? 우버(Uber)의 운전기사는 어떠할까? 안전 운전을 할까? 등 마음속에서 쉴 새 없이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뚜껑을 열었을 때는 가장 큰 문제가 거리였다. 한국이라면 택시가 장거리를 운행하는 것을 선호했을 거라 예상하지만, 인도에서는 특히, 내가 거주하던 델리에서는 우버(Uber) 기사들이 장거리 운행을 선호하지 않았다.
우버 앱(Uber App)에서 내가 수업을 하러 가는 학교를 목적지로 치면, 처음에는 가겠다고 승인했던 기사가 잠시 후에 취소하는 사례가 자주 생겨났다. 수업 시간 전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미리 우버를 예약하고 기다려도 낭패를 볼 때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가기를 거부하는 우버가 많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왕복이 아닌 편도로 운행하는 우버가 한 시간 이상 떨어진 먼 곳에 갔다가, 다시 델리로 돌아오는 손님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한국 택시비의 반값도 안 되는 요금이지만, 인도 현지 물가로는 큰 금액인 장거리 우버(Uber)를 이용하는 손님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 번은 우버(Uber)를 끝내 잡지 못하다가 너무 시간이 늦어서 수업을 취소한 적도 있었다. 도저히 제시간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도록 우버(Uber)를 기다리다 취소당하고, 기다리다 취소당하기를 반복했던 경험이 있다. 얼마나 속상하고 기다리다 지쳤는지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이다. 때로는 길에서 주기 장창 우버를 기다리기도 했다.
델리에서 수업하러 갈 때보다, 오히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우버를 부르기가 더 쉬운 편이었다. 델리 동쪽 끝자락에 멀리 떨어진 학교라서 선생님들도 내가 오고 가는 길을 함께 염려해 주며, 나의 안전을 챙겨주었다. 내가 우버(Uber)를 불러서 기다린 후 학교를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 늘 함께해 줬다. 비록 그들의 퇴근 시간이 지났을 때도 함께 있어 주며, 나보다도 더 나의 신변을 걱정해 주었다. 엄마의 품 같았던 그들의 따스한 돌봄에 지금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버(Uber) 택시를 타고 다니며, 인도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던 경험은 내게 잊을 수 없는 큰 자산이 되었다. 나는 이렇듯 인도에서 따듯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많이 만났다. 그들과 함께 했던 그 시간에 감사한다.
인도에서 우버를 부를 때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필수 항목이다. 인도 우버에는 차량의 종류가 여럿 있다. 차량 종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우버의 차량 종류 중에는 먼저 오토(Auto)가 있다. 오토(Auto)는 보통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바퀴가 세 개 달리고 문이 없는 오토바이 형식의 교통수단이다. 사실 그냥 길에서 오토를 타려면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데, 우버를 이용해서 오토(Auto)를 부르면 피곤하게 가격을 흥정하지 않아도 되니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버 고(Uber Go)는 트렁크가 없는 작은 차량으로 조금 불편했다. 그 외에 우버 풀(Uber Pool)도 있는데, 이것은 택시를 다른 사람과 같이 공유하는 합승의 개념이다. 인도 사람들은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우버 풀(Uber Pool)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
내가 이용하던 프리미엄(Premium)은 좋은 고급 택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보통 일반 택시와 같은 차량으로 트렁크가 있는 차량이다. 특히 여성이 혼자 우버를 이용할 때는 이 프리미엄을 추천한다. 에어컨이 있을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 에어컨 없이 창문만 열어 놓고 달리는 택시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지 않으려면 당연히 프리미엄을 선택해서 불러야만 한다. 미세먼지 지수가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델리에서 창문을 열고 달리는 자동차는 할 수만 있다면 피해야 했다. 그래서 나도 우버를 탈 때마다 조금 더 요금이 비싸더라도 매번 프리미엄(Premium) 택시를 선택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택시조차도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인도의 토종 택시 서비스 올라(Ola)는 인도 은행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반면 우버(Uber)는 외국 기업이라서 그런지 해외 은행 카드도 사용이 가능했다. 그래서 인도 은행 계좌가 없는 많은 외국인들은 올라(Ola)보다는 우버(Uber)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도에서 카드 사용이 조금 부담스러웠던 나는 현금 결제만 이용했다. 그러다 보니 늘 거스름돈 때문에 어려움을 당했다. 우버를 탈 때 잔돈이 있는지 물어야만 했다. 잔돈이 없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목적지인 학교에 도착해서 학교 앞 길거리 노점상들에게 가서 잔돈으로 바꿔야만 할 때가 많았다. 내가 귀찮아서 잔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우버 기사들에게는 좋겠지만, 인도에서 꽤 오랜 세월을 지내온 나도 호락호락 넘어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얼굴을 붉히며 잔돈을 받지 않고 그냥 내릴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이용 후기 피드백에 별점을 낮게 줄 수밖에 없었다. 가능하면 나는 우버를 이용하고 나서 우버 택시와 기사들의 더 좋은 개선과 발전을 위해 피드백을 남기며 좋은 별점을 주도록 노력했다. 어떤 기사는 차에서 내리는 내게 좋은 별점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내가 만난 인도의 우버 기사들은 특별히 말을 시킨다거나 잡담을 심하게 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한 번은 정말 괴로웠던 경험도 있었다. 내가 탑승하기 전부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우버 기사가 나를 목적지에 내려주는 그 순간까지 1시간이 넘게 나를 뒷좌석에 태우고 통화를 이어갔다. 그것도 뭔가 싸우는 듯한 통화였다. 그는 통화 중에 나를 향해 “맴, 쏘리.”라며 미안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를 하면서도 계속 통화를 이어갔다. 거기에다가 에어컨을 켜지 않은 채 창문을 열고 운전하며 내내 통화를 했다. 그 끔찍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한 번은 우버 기사가 운전을 하던 중간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급하다면서 볼일을 보는 일도 있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장거리 우버 택시 여행을 하다 보니 별일을 다 겪어 보았다.
어떤 우버 기사는 나를 태우고 운전을 하면서 가족들과 화상 통화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내게 자신의 가족이라면서 인사를 해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승객을 태운 그는 신이 나 보였다. 나는 그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는 위험하니까 통화는 나중에 해달라고 여러 차례 간곡히 정중하게 부탁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우버 기사들은 꽤 신사적이었고 친절했다.
한 번은 내가 실수로 택시에 자동차 열쇠를 떨어트리고 내린 적이 있었다. 가방 속에서 어떻게 빠졌는지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우버 기사와 연락이 되어 자동차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우버의 시스템 덕분에 기사와 다시 연결이 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그는 바쁜 중에도 직접 우리 집까지 자동차 열쇠를 가져주기까지 했다.
우버를 처음 이용했을 때는 탑승 시부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책을 보거나, 왠지 불안하여 친구와 장시간의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버를 타고 여행하던 그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눈을 들어 멀리 인도의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가끔은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길가를 가다 보면, 정말 신비롭고 재미있는 풍경들을 마주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오고 가며 창밖으로 보았던 각양각색의 인도 사람들과 그들의 삶, 복잡하기 그지없는 풍경들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있다. 인도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순간이 바로 우버 택시를 타고 인도 학교를 오가던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는 다양한 인도의 모습들을 보며 내 머릿속에 가득가득 담았다.
택시 안에서 있었던 그 순간들도 지금에 와서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어지간하면 에어컨을 틀지 않은 택시 기사들이 날 위해 시원한 에어컨을 아끼지 않고 틀어준 것도 고맙다.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무사히 데려다준 것도 고맙다.
외국인 여성이 혼자 택시를 타고 장시간 이동하면서 운전기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곳이 인도였다면 누구나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안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 오랜 시간 동안 불꽃같은 눈으로 지켜주신 주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