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그리티는 정직과 성실과 다르다.
인테그리티(Integrity)란 (시대와 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자신이 옳다고 믿거나 생각하는 것을 말과 행동을 통해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늘 일관성 있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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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인테그리티(Integrity)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가 필요한 핵심가치 담당자와 나에게
영어권 국가에 있는 조직에서는 인테그리티를 매우 중요시한다. 많은 기업이 인테그리티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최고의 직원을 말할 때 종종 쓰이는 'Man of Integrity'라는 표현도 있다. 매년 Man of Integrity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회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히 치환되는 단어가 없어 다양하게 번역되어 사용한다. 번역된 경영서적이나 자기 계발 서적에는 '성실'이나 '정직'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인테그리티(Integrity)를 '성실함(faithfulness)'이나 '정직함(honesty)'으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번역서를 읽다 보면 문맥상 성실이나 정직과는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것 같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다면 인테그리티란 무엇일까? 나는 "말과 행동, 생각이 일치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영어 사전에는 두 가지 의미로 정의한다.
the quality of being honest and having strong moral principles; moral uprightness. (정직하고 강력한 도덕 원칙을 갖는 자질; 도덕적 옳음)
the state of being whole and undivided. (분열되지 않고 완전한 상태, 온전함)
인테그리티를 정의할 때 대부분 첫 번째 정의에 주목하고 인용한다. 나는 두 번째 정의 "인테그리티란 분열되지 않고 완전한 상태"에서 인테그리티를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인간에게 분열되지 않고 완전한 상태란 무엇일까? '생각과 가치관, 말과 행동'이 따로 놀지 않고 일치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테그리티 한 사람은 일관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정직함과 성실함이 옳다고 믿는 가치관과 도덕관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래서 인테그리티 하다는 것은 정직과 성실을 내포하고 있다. 자신의 믿음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분열되지 않고 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믿는 올바른 가치관에는 정직함과 성실함 이 외에도, 공정, 약속 이행, 언행일치 등과 같은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인테그리티는 해당 단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직하다고 해서 꼭 인테그리티 한 것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한 것을 고백한다면 그것은 정직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테그리티 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 자신의 신념과 말과 행동이 분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직함이나 성실함은 인테그리티를 온전히 담는 표현은 아니다.
내가 인테그리티의 첫 번째 정의를 잘 사용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테그리티가 꼭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도덕적, 윤리적 원칙을 내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나 문화에 부합하지 않는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도 충분히 인테그리티 할 수 있다. 지금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지동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시대는 달랐다. 그 시대의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는 그 시대에는 옳지 않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신념을 굽히지 않은 인테그리티한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히틀러도 어쩌면 옳지 못한 믿음을 가진 인테그리티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인테그리티는 시대나 문화에 부합하는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면 훌륭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키거나 심각한 범죄로도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인테그리티를 정의할 때는 부정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기본적으로 올바른 신념과 가치관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인테그리티란 (시대와 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자신이 옳다고 믿거나 생각하는 것을 말과 행동을 통해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다. 인테그리티를 완벽하게 실천하며 살아가리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꾸준히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