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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상 Mar 11. 2024

(유학일기) 3. 어쩌다 ? 중국유학

(유학 컨설팅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유학! 돌아보면 모든 것이 너무나 가물 가물하다.

내 인생이 어쩌다가 여기 이곳 미국땅 메릴랜드 대학교 컴퓨터 공학도란 이름표를 붙이게 된 것인지.

알고 나면 다시 못할 것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유학도 그 범주에 속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변수가 많고 그리고 적응이 힘든 줄 알았다면 절대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란성 쌍둥이인 형과 내가 유학이라는 단어를 듣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후반쯤 되어서 인 것 같다.

우리 둘은 거의 교회에서 크다시피 하면서 교회 오빠 스타일의 틀을 배워왔다.

그런 우리가 겪은 사춘기는 그 틀에 대한 반항과 이탈이었다.

형은 많은 친구 관계로 인해서 학교에서 공부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인싸들과 함께 다니면서 벌점의 수위가 높아져 갔다.

그리고 급기야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 오시고 담임과 학생주임 그리고 교감 선생님까지 만났다.

당시 체벌이 사라진 학교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부모님을 모셔 오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군것질을 위해 학교 담을 넘고, 지각을 하고, 장난이 심하다고 벌점을 받고

그게 그렇게 중대한 문제였나 의문이 들지만 당시 우리 집은 이일로 충격이 컸고 다툼도 있었다.


나는 반대로 내성적 성향이 더 굳어지면서 체육시간을 치 떨리게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은 몰래 교실에 숨어 있으면서 운동장에 나가지 않았다.

그건 좀 지나친 감은 있었지만 성적이 최상위권 학생인 내 경우엔 이례적인 돌발 행동이었다.


부모님은 그 두 가지 모두가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우연히 진짜 우연히 너희들 사춘기 힘들면 유학 갈래라고 말했다.

형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예스!

나는 형이 가면 나도 같이 갈래 해서 예스!

(나중에 정말 후회가 많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우리의 미래가 바뀌게 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

어이하랴! 떠밀리듯 가게 되는 유학의 시작이 겨우 몇 마디 말이었으니!


그래서 아주 작은 기초 정보인 "미국보다는 캐나다가 안전하고 좋아"라는 카더라 통신에 힘을 입어

엄마와 함께 우리는 열심히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러 군대의 유학원을 알아내고 그리고 각 유학원에 전화를 하는 것에서부터

유학에 대한 첫걸음을 떼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는 유학에 대단한 기대를 가지지 않았기에 너무 유명한 곳 거르고 상업적인 이미지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는 곳은 걸렀다.)


서울 소재의 유학원과 지방인 대구 소재의 유학원을 두루 알아보았는데 유학원도 체인점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상담 시에 유학비용은 수수료를 포함해서 부르는 곳이 많았고 그렇게 볼 때 캐나다 유학은 중학생 기준으로 1인당 약 2800만 원 정도 소요되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드는 모든 비용에 대해 추산하니 년간 1인당 5000만 원은 족히 들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보다 더 부담이 되는 것은 비행 거리와 더불어 적응에 대한 불안이 컸기에 혹시나 하여 제주도 국제 학교를 알아보는 것을 병행하였다.


제주 국제 학교는 여러 모로 좋은 점이 많았지만 형의 영어 성적으로는 들어가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중국에 있는 국제 학교를 알아보았다.


그렇게 컨텍이 된 곳이 중국의 하이량 국제 학교였다.

검색과 상담을 통해서 영 이상한 방향으로 길이 잡혔다. 이유인 즉 이러하다.

부모님이 자주 오갈 수 있어 좋다.

중국 학교의 특성상 10일 출석하고 4-10일간 휴일이 주어지는데 그때마다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가능하다.

중학에서 대학까지 비용을 고려할 때 아주 장시간 지불하는 유학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은 캐나다 절반보다 더 아래의 비용으로 국제학교 수강이 가능했다)

마지막 고등학교 졸업 시에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국제 학교였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미국으로 시작해서 캐나다를 지나 제주를 거쳐 마침내 중국 유학을 결정하는 롤러 코스터를 타게 된 것이다.


(하이량 국제 학교의 이모 저모를 담은 사진들)

(written by : Isaac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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