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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르노 Jan 05. 2020

우리집 드레스룸에서 샤넬을 입고 반품까지?

세계적 온라인명품샵 파페치의 '트리니티 전략'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남자가 옷을 들고 벨을 누릅니다. 문자를 받아서 알고 있어 문을 열고 옷을 받습니다. 옷은 샤넬의 명품 수트. 집안의 드레스룸으로 가서 옷을 천천히 입고 전신거울에 비춰봅니다. 
옷의 스타일은 마음에 드는데 아무래도 색깔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옷을 다시 싸서 나와 문을 열면 아까 방문했던 분이 밖에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면서 그럼 가져가겠다고 친절히 인사를 하고 다시 옷을 가져갑니다. 
이 서비스의 이름은  'You try I wait' 


세계적 온라인 명품 사이트은인 '네타포르테'가 선보이는 서비스입니다. 택배와 시착이 모두 내 집에 앉아서 명품샵에 간 것처럼 편안하고 품격있게 이루어지는 것이죠.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과 아날로그가 결합되는 파괴력 있는 모델로 네트포르테가 좋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네타포르테는 온라인 명품샵의 원조입니다. 창업자가 자신의 집에서 플랫폼을 개발하고 제품 포장 박스를 화장실에 쌓아놓고 시작하여, 약 20억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한 네타포르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명품 유통 브랜드입니다.

LVMH, 케링Kering에 이은 3위 글로벌 명품 그룹 리슈몽Richemont는 그 가능성에 크게 주목했습니다. 2018년 5월 부로 리슈몽Richemont는 육스 네타포르테Yoox net-a-porter 의 주식 94.9%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명품 브랜드들을 온라인 장터로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완전 달라졌습니다. 펜디는 펜디의 로고를 활용한 컬렉션을 선판매 했고, 발렌시아가도 네타포르테 콜라보 한정판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구찌는 네타포르테에서만 한정판매하는 네타포르테 컬렉션을 런칭하여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합니다. 공이 완전히 네타포르테로 넘어온 듯합니다.


fendi X Net a porter 콜라보 영상 (출처 : 유투브 네타포르테 official)


이 회사는 기술을 매우 중요시 합니다. 기술은 명품을 지향하는 수준높은 고객들이 원하는 경험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까지 사업규모를 두배로 늘릴 빅플랜을 가지고 있는 네타 포르테는 500만 유로 이상을 테크 기술과 물류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네타포르테는 향후 경쟁력의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고객들에게 맞춤 의상을 제안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네타포르테는 70여명 되는 콘텐츠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트렌드 전문 온라인 매거진 Edit, 라이프스타일이나 여성들의 이슈, 경영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격월간 매거진’Porter’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네타포르테의 콘텐츠들은 직설적인 광고보다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며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이런 프로세스에 따라 보다 고객의 구매욕에 불을 지르는 큐레이션 역량이 점점 발전하게 됩니다. 

즉 네타포르테는 단순한 명품판매 플랫폼을 넘어 세상에서 가장 큰 명품 편집샵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온라인명품판매사이트 중의 하나인  매치스패션 Matchesfashion과 파페치 Farfetch 등은 런던, 뉴욕, 상해 등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점차 신속한 큐레이팅이 가능한 소위 '온라인편집샵'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온라인명품샵 '마이테레사 (MYTHERESA)' 역시 독일 특유의 합리성을 앞세운 꼼꼼함을 기술로 승화시켜 경쟁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명품 온라인 샵의 위력은 2019년 11월에 있었던 중국 광군제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매출 상위 브랜드 순위에서 1위 마이테레사, 2위 매치스패션이  차지한 것입니다.  (2019년 11월 중국 광군제 브랜드 매출 순위 : 1위 마이테레사, 2위 매치스패션, 4위 랄프로렌)  

이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즉시 줄수 있는 큐레이션 기술과 정보제공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Take Care of Yourself: Fall/Winter 2019 at Mytheresa (출처 : mytheresa official)


물건을 온라인으로 판매할때 두가지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1)  제품중심의 방법      
     - 흔히 쓰는 제조업이나 시장조사가 충분하지 못할 때 쓰게 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이 좋다, 이것을 써보세요라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적중확률이 떨어진다.      
     - 브랜드가 있거나 확실한 제품 리더십이 있는 명품의 경우가 아니라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2) 구매 가능 소비자 중심   
    - 제품을 살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당신이 찾는 제품이 여기에 있습니다' 라는
      정보제공을 기본으로 하므로 구매 확률이 높다.    
   -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판다고 할때
생각이 없는 여성에게 왜 사야하는지부터 설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신부에게 정보를 주면 확률은 훨씬 더 높습니다. 

즉 설득보다 정보제공이 훨씬 더 쉬운 세일즈 방법입니다. 네타포르테는 즉 자신들의 제품을 살만한 고객을 찾아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에 옷을 입어보는 동안에 기다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가지고 돌아가는 'You try I wait' 서비스로 세심하고 따뜻하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테크, 콘텐츠, 사람이 삼위일체가 된 '트리니티 (Trinity) 전략이
 네타포르테를 성공으로 이끈 셈입니다.


진정한 삼위일체 전략을 구사하는 네타포르테의 대표 앨리슨 로니스 Alison Loehnis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결국 패션은 인간의 터치가 필요한 일입니다. 가령 우리 사이트를 클릭한 누군가가 피트니스에 관심있다는 걸 AI가 감지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사이트에선 운동화나 운동복을 우선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구매로 연결돼 공장의 로봇들이 운동화를 집어다가 포장 박스에 넣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결국 박스 안에 포장 종이를 예쁘게 담고, 마지막에 정성스럽게 리본을 묶는 일은 사람이 합니다. 결국 이 작은 터치 때문에 네타 포르테를 찾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며 이것이 우리의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우리는 굉장히 디지털 중심의 비즈니스지만 또한 그 이상으로 아날로그 측면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신들의 제품을 살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IT테크 (or 조사),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주는 콘텐츠 능력,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휴먼 감성의 삼요소를 잡는 네타포르테의 트리니티 전략을 브랜드에 적용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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