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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킥 Sep 20. 2022

레트로 마케팅

브랜드 사용 설명서 52편_브랜드 커뮤니케이션 3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브랜드 접점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브랜드 접점은 각각 접점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접점의 종류에 따라서 잘 선택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경험'을 소재로 자주 다뤄지는 레트로 마케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트로 마케팅(Retro-Marketing)은 과거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현재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재해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말로 복고 마케팅이라고 하죠. 복고하면 패션업계를 생각하기 쉽고 패션 시장에서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범위는 패션을 비롯하여 식품, 디자인, 음악, 방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그것을 활용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마케팅을 하죠.


 그래서 레트로 마케팅은 소비자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게 한다는 점에서 마케팅에 대한 수용점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분별하고 강제적인 회고는 좋은 기억들로 선별된 추억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를 향유하던 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반가움과 위로를 줄 수 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듯한 신선함을 줄 수 있어 레트로 마케팅은 어떠한 마케팅 기법보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레트로 마케팅은 단순히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그대로 다시 파는 방식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여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죠. 그러면 여기에서 레트로 마케팅의 4가지 기본 원리를 살펴보면서 레트로 마케팅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레트로 마케팅하면 무조건 예스럽거나 촌스러움을 강조하기 쉽습니다. 때로는 앞의 상황과 같을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레트로 마케팅은 4가지 기본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Fun)


 레트로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즐거움이고 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현대인에게 웃음만큼 좋은 행복 유발 소재, 소비 유발 요소는 없습니다. 레트로 마케팅도 이것을 도입하여 재미를 안겨준다면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들은 반응할 것이고 그런 재미요소들이 퍼져나가 레트로 상품은 대히트를 치게 되는 것이죠.


  2021년 4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 CU가 협업해 만든 수제 맥주 '곰표 밀맥주'가 국내외 맥주를 통틀어 CU편의점 맥주 부문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수제 맥주가 대형 주류회사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후 CU는 말표산업과 협업하여 '말표 흑맥주', '곰표 나쵸', '곰표 팝콘'등 다양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히트를 치게 되죠. 거기다가 속옷 브랜드인 BYC 로고를 넣은 '백양 맥주'까지 등장해 레트로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크게 활성화됩니다.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 '백양 맥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세법이 바뀌여서 대량으로 수제 맥주를 생산판매가 가능해 진점, No Japan 분위기로 인해 국산 맥주 수요가 늘어난 점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밀가루로 알고 있던 곰표 브랜드를 사용해 맥주를 만들거나 구두약으로 알려져 있던 말표 브랜드를 사용해 흑맥주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고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재미와 즐거움은 바이러스가 돼서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되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꺼내어 놓은 브랜드가 재미라는 요소를 포함하여 접근했을 때 소비자들은 빠르게 반응하고 재미난 자극으로 웃고 즐길 수 있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고 기꺼이 레트로 상품에 몰입하게 된 것입니다.    

[곰표, 말표, 백양 맥주 이미지]


단순성(Simplicity)


 2012년 싸이는 B급 감성과 복고 감성을 앞세워 '강남스타일'이라는 곡을 대중에게 선보였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싸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어느 곳에서나 '강남스타일' 곡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싸이는 이 곡으로 빌보드 차트 순위 2위에 마크가 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강남스타일이 B급 감성, 레트로 감성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복잡하고 트렌디한 음악과 춤이 아닌 단순한 음악과 춤이었습니다. 이러한 단순함은 복잡한 세상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여 편안하게 레트로 감성을 느끼게 해 줬던 것이죠. 복잡한 인지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듣고 흥얼거리면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되었던 것입니다.

[강남스타일 빌보드 잡지 이미지]


노스탤지어(Nostalgia)


 노스탤지어는 '옛 것에 대한 그리움, 동경'을 뜻합니다. 어떤 세대든 복고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줍니다. 동시대인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일종의 심리적 위안이라고 할까요? 또한 노스탤지어와 관련된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잔잔한 힐링을 선사하는 역할도 합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고,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인간은 과거를 회상할 때, 좋았던 경험만 기억하려는 습성과 비록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경험했더라도 그 시간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것을 무드셀라 증후군(Mood Cela Syndrome)이라고 하는데 인간이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는 이 습성 때문에 기업에서도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시켜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고 그 감정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JTBC의 '슈가맨'이나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슈가맨'은 과거에 인기 있던 가요와 가수를 찾아 그때의 감성으로 돌아가 소비자들에게 감성과 힐링을 제공하고, '응답하라' 시리즈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소재와 소품, 음악 사용으로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소비자는 레트로에 열광하게 되고 추억의 브랜드를 다시금 찾게 되는 것입니다.


[응답하라 1994 포스터 이미지]


한정성


 현대의 마케팅은 많이 팔기 위함이지만 복고 마케팅은 일반적으로 일부러 공급을 제한하고 만족을 지연시킵니다. 추억에 대한 희소성을 키움으로 판매가 일어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다 팔렸으니 다음에 오세요'라고 마케팅하던지 아니면 '지금 물건 있으니 매진되기 전에 빨리 사가세요'라는 식으로 은연중에 희소성을 띄워 마케팅하는 거죠. 앞서 예를 들었던 '곰표 밀맥주' 역시 주세법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한정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주었던 것입니다.  


경기가 불황이면 현재의 힘든 상황 때문에 현재보다 상황이 괜찮았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경향이 강하죠. 그래서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레트로 마케팅'이 성행한다고 합니다.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과 경기 불황으로 힘든 이때, 각자의 위치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레트로 마케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유치하다고 생각돼서 시작은 힘들지만, 막상 시작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이니 한번 아이디어를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발행일:                   2022년 9월 20일

최종 수정일:            2022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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