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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레 Oct 28. 2023

다시 온, 맥그로드 간즈!

맥그로드 간즈는 인도에 갈 때마다 꼭 방문하는 내 마음의 고향 같은 도시 중 하나이다. 현재 달라이 라마님이 계신 곳이고 그 주변으로 티베트인들이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다. 맥그로드 간즈에 가려면 델리에서 야간 버스를 타야 한다. 교통수단은 버스 뿐이다. 오후 늦게 델리를 떠나는 버스에 올라타 밤새 달린 후 아침 일곱 시가 되어서 맥그로드 간즈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야간버스 이동은 아이가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달이는 엄마 아빠의 허벅지를 메트릭스 삼아 다리를 쭉 뻗고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


맥그로드 간즈로 향하는 야간 버스

 

11시간 버스 이동을 두려워하던 준희도 버스가 멈출 때까지 쿨쿨 잘 잤다. 예전보다 버스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비교적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조금의 변화는 있었지만 길이 모두 생각나서 여기서부터는 지도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 묶었던 숙소들은 이미 다 차 있었고, 결국 Hill view라는 곳에 배낭을 내려놓았다. 숙소비가 다른 곳보다 비쌌는데 깎아서 2000루피였다. 우리의 예산인 1500루피에서 조금 초과된 금액이지만 간밤 야간버스의 고단함에 일단 편히 쉬는 것을 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보이는 뷰


룸 컨디션은 아주 깨끗하고 좋았다. 예전에 혼자 맥그로드간즈에서 묶었던 70루피짜리 싱글룸에 비하면 정말 좋은 방이다. 유명한 피스카페에서 스페셜 뗀뚝과 볶음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모두 푹신한 침대에서 고단한 몸을 푹 쉬었다.


유별난 아내와 엄마를 만나 고생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맥그로드간즈에 있는 한국식당인 카페 [리]에 갔다. 10년 전부터 제일 좋아하던 한국 식당인데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이곳에서 너무 반가운 빼마님도 만났다. 빼마님은 이 식당도 운영하시지만 10년 넘게 티베트인들의 자립을 위하여 아이를 맡아 돌봐주는 rogpa라는 탁아소를 운영하고 계신 분이다. 록빠와의 인연은 2002년 처음 인도를 여행했을 때 탁아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카페 '리'


달이는 미역국에 밥을 말아 한 끼 뚝딱 든든히 식사를 마쳤다. 숙소비가 너무 비싸서 다른 방을 문의했더니 조금 더 깎아서 1700에 아래층 방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다음날 아침 이리저리 다른 숙소 탐문을 다녔는데 놀랍게도 방이 다 차 있었다. 이제는 온라인 부킹 시스템이 활발해져서 방이 있어도 온라인 부킹이 그 뒤에 있으면 오래 묶지도 못하게 되어 있었다.






맥그로드 간즈는 먹을 것이 정말 풍부한 곳이다. 기후도 너무 덥지 않고 선선했다. 일단 마트에는 기본으로 신라면과 짜파게티를 판매하고 있었다. 덕분에 실컷 하루에 한 번 신라면 부숴먹기를 할 수 있었다. 달이도 신이 났다 다양한 먹거리가 마트에서 우리를 반겼다. 맛집도 많아서 내일 무얼 할까? 가 아니라 내일 무얼 먹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도 킨더


예전과 달라진 점 중에 확연히 느껴진 것은 예전에는 한적하게 산책하듯 거리를 걸었었는데 지금은 차가 너무 많이 다녀서 걷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다섯 발자국 걸으면 차가 빵빵- 하면서 좁은 길을 지나가려 하니 멈춰 서서 차가 지나가길 기다려야 했다. 남걀 사원에 가는 길도 탁 트인 전경을 상점이 다 막아 버렸고 그곳 역시 차가 빵빵- 하며 쉴 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남걀 사원 안에 다다라서야 예전에 느꼈던 편안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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