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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가 우리집에 온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다. 4월 막날에 데려와서 물을 네 번 가니 딱 오늘이 됐다.
오늘은 니모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니모는 내가 키우는 마리모의 이름이다. 한창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빠져있을 때여서 모아나랑 올라프, 윌슨 사이에서 엄청난 고민을 했다. 셋 다 입에 달라붙질 않아 마리모라 부르다가, 점점 짧아져 니모로 안착했다.
애칭은 니모니모니
마리모 자체가 그렇지만 니모는 순한 아이다. 때가 되면 약간 노란연둣빛이 감도는 것이 느껴진다. 물을 갈면 진한 녹빛을 띄는데, 사실 그냥 내 기우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반응이 없는 친구다 보니 더 살피게 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이 애가 살고 있는 집의 환경도 살피고, 모습•색•형태 많은 걸 꼼꼼히 체크한다. 내 공간 보다도 더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다 자부하지만, 말이 없고 행동이 눈에 띄지 않아서 내 행동이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드문드문 한다.
물론 구석에 둘 경우 자주 잊어버린다는 게 함정이지만. 가끔 이삼일에 한 번씩 인사하기도 한다. 그래도 인사 나눌 생명체가 있단 사실이 위안이 되고, 니모에게도 나란 존재가 -물론 억지로 좁은 공간에 살게 되어 내가 밉겠지만- 위안이 되길 바란다.